사이버시위는 삽질이다?


딴지일보 제63호에는 “[애석]사이버 시위는 삽질이다”라는 기사가 실렸었다. 관심있는 자 아래 주소를 클릭해보라.
http://www.ddanzi.com/ddanziilbo/63/63sc_4001.html

김동성의 금메달 강탈사건으로 혼 세상이 떠들석할때 국내의 네티즌들은 미국의 msnbc 홈페이지, 솔트레이크 홈페이지를 타켓으로 사이버시위를 벌였는데 위 글을 쓴 양반의 말은 그런 행동들이 ‘삽질’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왜냐? 그건.. 위 글을 읽어보시라.

작년 인터넷등급제 사태 이후로 사이버시위 중 하나인 서비스거부공격, Denial of Service은 매우 일상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여러명이 동시에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새로고침 버튼(단축키는 F5)을 계속 눌러 서버를 다운시키는 방법이다. 이런 것을 자동으로 수행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시위까지 자동으로 해주니 참 좋은 세상이긴 하다. 근데 이런 시위가 삽질이란다. 여기서는 이게 삽질이냐, 아니냐를 평가하려는건 아니고, 온라인 시위에 대한 생각을 좀 써볼려고 한다.

온라인 시위는 여러가지가 있다. 좀더 넓혀서 ‘온라인 행동’이라고 해보자.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온라인으로 밝히거나, 항의하거나, 행동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항의메일보내기, 게시판에 글 올리기, 더 나가면 도배하기, 안티홈페이지 만들기, 배너붙이기, 이메일서명하기, 인터넷서명하기, 게시판연좌시위, 서비스거부공격 등등..

온라인 행동은 경험으로 볼때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오지 않았나 싶다. 배너달기 –> 항의메일보내기 –> 게시판연좌시위 –> 서비스거부공격..의 순서로 말이다. 여기서 열거한 온라인 행동의 다양한 방법과 그 효과, 사례 등은 나중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고…

오늘은 온라인 행동을 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 몇가지를 정리해볼려고 한다. 이건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본건 아니다. 지금 생각나는대로… 맞는지, 틀린지는 나중에 하나씩 정리하면서 검증해보지..뭐…

0 상대방의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상대방의 수준을 우선 생각한 후 가장 적절한 온라인 행동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령, 이메일주소는 있어도 이메일은 도대체 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한테는 이메일 수백통을 보내봐야 소용없다. 조직의 대빵들이나 국회의원들이 이메일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미국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어느 사이트에서 봤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제안한 온라인 행동을 살펴보니,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한 항의메일 보내기는 별 효과가 없으니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100통의 이메일보다 한통의 팩스, 편지가 더 효과적이라나…

0 반대로, 이메일을 잘 이용하는데 이런 항의메일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일 것이다. 예전에 필리핀의 파식강 주변의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아시아개발은행 관계자들에게 항의메일 보내기를 했을 경우에 그랬다. 이 양반들은 이런 항의메일을 받아본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그쪽으로 전달된 항의메일이 불과 100통 정도에 불과했지만 정책은 변경되었다. 그쪽 관계자 말이.. 만약 세계은행에 이런 방법을 취했다면 먹혀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쪽 사람들은 워낙 이런 방식에 익숙해있기 때문에 별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매도 맞아본 놈이 잘 맞는다고….

0 온라인 행동을 막아버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 역시 항의메일보내기, 게시판 연좌시위 등이 그렇다. 위 글 “…삽질이다”에서도 이 부분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한탄하고 있었다. 이메일 계정이나 게시판을 폐쇄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다음의 조치를 미리 생각해놔야 한다.

도착하지도 않을 목소리 전달해봐야.. 괜히 힘만 빠진다. 더군다나 온라인 행동을 제안한 사람 – 홈페이지 운영자 – 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항상 신속하게 반응해야 한다. 참여하려는 사람 김빠지지 않게…. 물론 이런 온라인 행동 자체가 언론에 보도되거나 사회적 이슈화가 되면 메일의 도착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효과는 보는 셈이다.

0 선의의 사람들에 대한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널리 알려낸다고 각종 게시판에 글을 퍼다 나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정성은 눈물겹지만 되도록 관련이 있는 게시판에만 찾아갈 것을 권하고 싶다. 간혹 보면 자유게시판이나 홍보게시판, 토론게시판이 아닌 특정 커뮤니티의 정보게시판, 주제가 있는 게시판 등에까지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반발감만 일으킬 뿐 별 효과도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곳은 조회수도 별로 안된다.

0 최근 공개된 메일링리스트에 자기 단체의 사업이나 성명서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일이긴 하지만 역시 주제와 관련된 곳에만 보낼 것을 권하고 싶다. 메일링리스트는 특정 주제가 정해져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다. 좀더 널리 알려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룰은 지키는게 상식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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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 “서비스거부공격”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 효과를 떠나서 말이다. 한쪽에서는 이런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서비스거부공격은 선의의 다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오프라인 집회라고 가정하면 이는 정부종합청사 주변을 수백명의 시위자들이 둘러싸고서 여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버리는 행위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또 시위를 통해 무엇을 알리고자 하는지가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 거기엔 토론과 설득, 합의의 과정이 빠져있다. 오직 분노의 표출만 있을 뿐이다. 분노의 표출은 토론과 설득, 합의를 시도했으나 거부당하거나 더이상 다른 수단이 먹히지 않을때 막말로 한번 붙어보자는 식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최근엔 우선 사이버시위, 서비스거부공격부터 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시민단체들이 사이버시위가 조직하기 편하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시위 전에 거쳐야 할 과정들, 시민들과 토론하고,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들을 생략해버리는데 이는 건전한 시민사회의 형성을 위해서도 좋은게 아니다.”

나는 아직 명쾌한 판단은 하지 못하겠지만… 사이버시위, 온라인 행동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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