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홈페이지를 통해 배워야 할 점

얼마전 사이버문화연구소와 중앙일보사는 대선후보들의 홈페이지를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1위는 노무현 홈페이지가 차지했더군요. 저도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를 종종 들어가보지만 분명 다른 홈페이지와는 다른 점이 존재하고, 그 다른 점이 노무현 홈페이지를 인기있게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난 총선에서 ‘총선시민연대’가 정치분야에서 인터넷이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보였다면, 노무현 홈페이지는 민주당 경선결과에서도 드러나듯이 인터넷의 가능성을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선거인단 모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참여에서부터 인터넷을 이용한 후원금 모금까지 노무현 홈페이지는 다른 어떤 대선주자들의 홈페이지보다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노무현 홈페이지를 통해 드러난 특징 한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이점만은 고려를 해야 합니다. 노무현 홈페이지는 그의 자발적 팬클럽인 ‘노사모’의 절대적인 지지가 결합되었다는 사실과 민주당 경선이라는 높은 국민적 관심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이 노무현 홈페이지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특징들을 살펴볼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우선 노무현 홈페이지 http://www.knowhow.or.kr를 방문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베스트 뷰”입니다. “베스트 뷰”는 방문자들이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들 중에서 조회수가 높고, 좋은 글들을 뽑아놓은 글들인데 그 자체로서 훌륭한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베스트 뷰”에 올라온 글들을 추려서 책을 내기도 했더군요.

사람들은 인터넷에 자기만족을 위해 글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욕구불만으로 간혹 욕설을 하고 가는 사람은 물론 예외입니다. 토론게시판이나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조회수나 사람들의 반응에 무관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간혹 자기가 올린 글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새로고침을 계속 눌러서 조작논쟁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자기가 올린 글이, 관리자가 아닌 나와 같은 방문자가 올린 글이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베스트 뷰’라는 이름으로 올라와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중앙일보와 사이버문화연구소의 평가에서도 이 부분이 강점으로 지적되긴 했더군요.

어째튼 노무현 홈페이지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와 눈높이를 맞추고, 이용자들의 이야기로 컨텐츠를 만들어가는데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사이버보자관”이라는 메뉴에서도 나타납니다. 이곳에는 현재 8명의 네티즌들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두 필명을 쓰고 있는 것도 특징이네요. 칼럼의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 그냥의 굿모닝코리아
– 개밥의 개똥철학
– 사평역에서의 이 생각, 저 생각
– amharez의 생각 엿보기
– 용이의 자유생각
– 미둥의 횡설수설
– 일모도원의 오징어
– eesti의 좌충우돌

정치인들의 홈페이지는 의례 엄숙합니다. 이용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다고 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종종 캐릭터를 만든다거나, 유머를 올린다거나, 정치인의 일상사와 어린시절의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주로 누군가에 의해 한번쯤은 걸러진 방법들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노무현 홈페이지는 이용자들에게 홈페이지 운영의 상당부분을 이관시겨준 것이 큰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네티즌 정책제안실도 볼만합니다. 거기에는 선거전략에서부터 통일/외교,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등 각 분야에 대한 정책제안을 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특정 게시물의 조회수가 1000회를 넘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수만명에 달하는 노사모의 힘이 있겠지만 어째튼 노무현 홈페이지로부터 우리가 배워야할 점은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종종 그런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시민단체 홈페이지에 올릴만한 컨텐츠가 없다고들 많이 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의 이면에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컨텐츠만 고려하고 있습니다.

즉, 인터넷의 특징은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따로 없다는 사실인데, 우리들은 정보의 생산자를 자꾸 소비자로만 전락시키려고 해왔다는겁니다. 누가 뭐래도 홈페이지에는 사람들의 온기가 부글부글 끓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넘쳐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의 눈높이를 낮추고, 이용자들을 컨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위치를 격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일방적인 외침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특히 인터넷 시대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일방적 외침은 그 넓디넓은 사이버공간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자기 도메인주소 내에만 머무를 뿐이거든요.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은 현실공간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시민단체의 홈페이지에서는 권위주위적인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즉, 시민을 여전히 가르치고, 교화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는거죠. 버려야 할 것들이 사이버공간까지 침투해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만, 인터넷과 시민운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딱 두가지를 항상 머리 속에 담아두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는 탈권위주의라고 봅니다. 이는 눈높이 맞추기와도 일맥 상통합니다. 권위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먹히지 않는 강제적 힘일 뿐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보의 소비자와 생산자를 굳이 구분하지 말라는 겁니다.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을 이야기할때 항상 나오는 말이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말은 종종 잊어버립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우리 함께 노력해봅시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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