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총회의 노하우 (1) – 왜 온라인 총회인가?

가끔 온라인 회원총회를 어떻게 하냐고 문의를 해오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 기회에 온라인 총회를 두해에 걸쳐 진행하면서 익힌 운영의 노하우와 몇가지 문제점들을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2001년에 첫번째 온라인 총회를 했더니 이게 신문에 보도가 되었습니다. 시민단체 최초로 인터넷 공간에서 회원총회를 개최했다구요. 그 기사를 보고 몇군데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지금은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모중소기업 담당자와의 통화내용입니다.


그 : 여보세요. 온라인 총회 어떻게 합니까?
나 :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저렇게 하는건데요.

그 : 근데 그거 하는데 돈은 얼마나 듭니까?
나 : 돈요? 거의 안들었는데요.

그 : 그래요? 그럼 자체 개발했단 말인가요?
나 : 자체 개발요? 그렇다고 할 수도 있는데.. 뭐 특별한건 아니구요.

나 : 근데 주주총회 개최하실려구요?
그 : 네. 인터넷상에서 주주총회를 하면 좀 편할까 해서.

그 : 근데 그 솔루션 얼마요?
나 : 예?!

그 : 그 온라인 총회 솔루션 얼마에 파나구요?
나 : 저기요.. 여기는 시민단첸데요. 그건 파는게 아니구, 팔 생각도 없구.

그 : 파는게 아니라구요?
나 : 예.. 그게.. 저.. 아마 주주총회에 쓰시기에 적합하지 않을겁니다.
.
.

.
.

그 : 그래요.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나 : 네…

이거 사실이냐구요? 실제 말은 저렇게 안했지만 내용은 사실입니다. 아마 그분은 신문에 보도된 내용만 보고 온라인 총회 홈페이지엔 들어오지 않으셨나 봅니다. 하여간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요. 다른 곳에서 보기에 온라인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어떤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염려, 온라인 총회라고 해서 어떤 소프트웨어나 굉장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온라인 총회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인정하신다면 굳이 기술적인 지원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몇몇 수단들 – 이메일, 혹은 게시판 – 로도 충분히 그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왜 온라인 회원총회인가?

시민단체에서 회원총회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보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전체 정족수의 10%쯤 모이면 많이 모인다고 해야 하나요? 저희 단체의 경우 창립할 때 회원수가 150명쯤 되었는데 창립총회때 약 30명 정도가 참여를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20%의 참석율인데 꽤 양호한 수치지요.

문제는 회원수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서 참석율은 점점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회원수가 1,000명이 되고, 10,000명이 될 때 과연 제대로 된 회원총회를 할 수 있을까요? 지방에 계신 분들은? 그래서 규모가 큰 단체의 경우 회원총회 대신 대의원대회를 개최하는 곳도 있더군요. 이런 대의원제도나 참석율이 저조한 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참석율이 적다고 해서 전체 의사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회원총회는 단체의 최고의사결정기구입니다. 1년의 사업계획부터 시작해서, 재정계획, 임원에 대한 인선까지를 모두 회원총회에서 합니다. 총회성립요건을 회원수의 10%로 하고, 5%로 하는건 단체의 자유입니다만, 제 생각엔 총회라고 하면 되도록 많은 회원들이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하고, 직접 투표를 통해 사업을 결정하고, 조직의 리더를 뽑는게 정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최선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최선의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따라야하겠지요.

온라인 총회는 이런 면에서 본다면 조직 구성원의 의사를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버공간에서는 거리와 시간에 상관없이 모든 회원의 참여가 가능하니까요. 즉, 저희 단체가 온라인 총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는 바로 조직 내의 회원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 새로운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간혹 총회란 자고로 사람들끼리 얼굴을 맞대로 모여 앉아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그건 자기만족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여있는 사람들, 그들만의 잔치이자, 만족이지요.

두번의 온라인 총회를 진행하면서 느낀건대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1000명의 회원 모두가 회원총회에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노력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자, 이제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총회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정관부터 바꿔라.

온라인총회를 하기 전에 우선 단체 정관에 에 대한 규정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정관의 는 1)구성과 지위, 2)소집, 3)권한 및 의결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총회에 대한 공지절차, 소집요건, 의결사항, 정족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을겁니다. 예를 들어, “본 총회는 회원 과반수 출석으로 성립하며, 출석 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뭐 이런 내용들 말입니다.

자, 그럼 이 내용 밑에다가 조항 하나를 신설하시기 바랍니다. (정관 변경되 회원총회 의결사항이죠? 그럼 회원총회를 개획하기 1년 전에 신설을 하시던가, 아니면 기타 대의기구를 통해 조항을 신설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조항을 신설하냐면……“회원총회의 출석과 의결은 전자통신매체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온라인 회원총회가 이루어지는 사이버공간에 접속하는 것을 넓은 의미로 출석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좀더 명확하게 해두자는 말입니다. 한가지 유념해두셔야 할 것은 “출석과 의결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라고는 규정을 안하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저희도 이 규정을 창립총회때 신설했는데, 애초의 저희는 “출석과 의결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라는 내용으로 넣을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참석하신 한 회원께서 말씀하시길….

“인터넷이라는 것은 이 시대에 적합한 양식이지, 영원불변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만약 10년 후에 인터넷의 기능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인터넷의 운영구조나 방식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 어떤 요상한 매체가 나온다고 하면 그때 또 정관을 변경해야 하나요? 그러니까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 전자통신매체라고 규정하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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