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만이 살길이라고?

공교롭게도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머리 속에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는 단어는 “혁신”이다. 경영학 원록 시간에 교수님은 다른 것은 다 잊어먹어도 이 ‘혁신, Innovation’은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수업은 안들어와도 좋으니까 ‘혁신’이 무엇인지만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한학기 수업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덕분에 수업은 자주 안들어가게 된다.

원래는 생산을 확대시키기 위해 노동과 토지 등의 생산요소의 편성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생산요소를 도입하는 기업가의 행위를 말하는 의미로 쓰였는데 요즘은 제품개발에서부터 조직개선 등까지 ‘긍정적인 변화로의 획기적인 이동’이라는 보다 폭넓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맹목적인 혁신은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도 크다. 혁신은 종종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동안 조직혁신은 구조조정(특히나 정리해고)으로 잘못 이해되기도 했다. 경영에서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투입요소를 변화시켜 산출을 극대화시키는 것 — 즉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 — 을 말한다.

시민운동에서는 ‘혁신’이라는 단어는 중심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지나치게 혁신만을 추구하다보면 현재 혹은 지나간 과거의 이슈들을 제기하고, 사회 구성원들과의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정도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참고삼아 아래의 15가지 혁신 아이디어는 살펴보시길 바란다. Tom Peters라는 Tom Peters Group의 창시자가 쓴 ‘The Circle of Innovation’에 나온 내용이라는데, 앞으로 NGO 모습은 어떻게 변화해갈지를 나름대로 상상해보시길…. 그리고 나의 현재 생각과 비교도 해보시길…..

1. 거리 개념이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가 옆집의 이웃들이다. 점진주의는 개혁의 최대의 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최상급품들을 늘려 나가는 것이 사업의 요체이다.

거리의 개념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점진주의가 개혁의 최대의 적은 아니다. 급속한 개혁은 조직구성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고, 신뢰를 깎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2. 파괴야말로 멋있다! 조직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죽이고 옮겨 심는 것이 훨씬 쉽다. 경쟁자가 먼저 파괴시키기 전에 조직을 삼켜버리는 것을 배워라.

맞다. 바꾸는 것보다 죽이고 새롭게 씨를 뿌리는게 더 쉽다. 그러나 어려운 길을 택해서 성공하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3.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고 전략적으로 기억을 상실하는 방법을 생각하라.

이건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남는 법을 말하는 것인가? 사실 정리된 정보가 머리 속에 차곡히 쌓이는 것이 아니라 산만한 정보들이 머리 속에 그냥 채워지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때때로 새로운 일을 할때 기존의 관습과 지식과 경험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4. ‘자리만 지키는 직원’을 사업가로 변신시켜라. 모든 일을 사업으로 바꾸어라. ‘사업(Business)’라는 말은 ‘임파워먼트(Empowerment)’와는 다르며 훨씬 포괄적인 개념이다. 열쇠는 끊임없이 인간의 가능성을 구축하는 사람으로서의 보스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무언가가 있다. 과연 이 말이 맞는 것인지만 제대로 검증된다면…

5. 사무직 혁명을 환영하라! 만약 당신이 어떻게 회사에 기여하는지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다면 당신은 해고다! 지금 당장! 이제 고용 보장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에의 길을 의미할 수 있다. 회사에 대한 봉사계약서를 걷어차 버려라.

흡.. 무서운 말이군. 경쟁사회 속에 살아남는 법을 말하는 것인가> 회사에 대한 봉사계약서는 걷어차버릴지언정 가족과 사회에 대한 봉사계약서는 가슴 속에 영원히 간직하라.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한가지 말이 생각난다. “세상아 멈추어라, 나는 내리고 싶다.”

6. 모든 가치는 전문적인 서비스에서 나온다. 스탭 조직을 관료적인 행정도구가 아니라 지적자본을 축적하는 핵심 센터로 만들어라.

지적자본은 무엇이고, 지적자본을 축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지 쌓아둔다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모였을때 상승작용을 일으켜야 하고, 대외적은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운동에 있어서 지적자본이란 무엇일까?

7. 중간은 사라질 운명이다. 당신의 조직이 수행하는 모든 과제는 어떤 초고속 전문가에 의해 더 훌륭하게, 더 빨리, 그리고 더 창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평조직은 너무 온건한 표현이다. 중간은 죽어가고 있거나 이미 사라졌다!

수평조직은 너무 온건한 표현이다? 관료조직의 파괴, 수평조직의 등장..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단체가 하나 있다. “Earth First”, 이들은 단체 사무실도 없고, 대표도 없다. 운동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이들이 말한 가장 멋진 말은 “우리는 대표가 없다. 굳이 우리의 대표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는 자연이다.”

8. 시스템 자체가 해결책이다. 시스템들은 단발적인 네트워크 ‘조직들’을 묶는 가교이다. 훌륭한 시스템은 그저 ‘전문적인 일’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시스템은 아름다울 수 있다.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서? No! 미(美)의 부서? Yes! 그것은 리엔지니어링 이상의 것이다.

?

9. 욕망의 파도를 일으켜라. 품질 자체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유리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것이든 상품화하라. 유사품 등에 대해 ‘안돼!’라고 소리쳐라. 사람들이 욕망을 갖고 추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무엇이든 ‘야!’하고 받아들여라. 궁극적으로는 잘못이라도 ‘옳게만’ 한다면 꽤 일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욕망은 곧 감성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경제적 영역에서도 그렇고, 일상의 영역에서도 이성의 벽을 이미 넘어서고 있다. IQ보다는 EQ가 중요시되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등장하고, 그런데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감성, 즉 욕망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미디어는 그들의 손아귀에 있다.

10. 상품이 빽빽히 들어 선 시장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상표가 중요하다. 지금은 상표의 시대다! 무엇이든 다 상표화할 수 있다. 상표는 리바이스, 나이키, 스타벅스, 인텔 못지않게 조그만 장식물을 만드는 회사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상품이 아니라 상품 자체가 중요할 때가 있다. 이렇게 단언해서는 안된다.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운동을 상품화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운동을 상품화한다는 말이 맞는 것일까, 상표화한다는 말이 맞는 것일까? 이제까지 말해왔던 것은 상표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상품의 질은?

11. 재능의 감정가가 되어라. 다양한 인재들을 뽑아라! 미치광이들을 고용하라!

미치광이들을 고용하라구. 절반은 성공이군.

12. 지금은 여성의 세상이다. 여성들이 구매하는 수준은 미국 GDP의 절반을 훨씬 상회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고 구매자로서의 여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신기하게도 간과되고 있는 장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여성 주도’가 아니라 총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이 바닥에서는 모르겠다.

13. 시장이 점점 빽빽해질수록 디자인이 지속적인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디장인이 당신 가까이 있는 것들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눈여겨 보라.

디자인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눈이다. 즉, 철저히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고려해야만 제대로 된 훌륭한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디자인은 내일을 예측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디자인은 중요하다.

14.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에게 봉사하라.

지당한 말씀!!! 그러나 모두를 사랑하기엔 이 세상 사람은 너무 많다. 그리고 사랑해선 안될 넘들도 너무 많다. 특히 여의도 바닥에서 놀고 먹고 있는 너그들.. 주글래

15. 우리는 활달하게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한다. 혁신을 가져오는 리더들은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이 있고 진실하다. 그들에게는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혁명의 시대에는 혁명적인 열정과 리더들이 요구된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는 아니다. 경제영역에서는 혁명의 시기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막말로 다툼의 시기이다. 서로가 다툰다. 이 싸움에서는 어떨때는 진보였다가, 어떨때는 보수가 된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쌍방의 의견을 조율하고, 남의 입장을 인정해주고, 그리고 나서 다시 한번 내 입장을 생각해보는 그런 점이 아쉽다. 그냥 끝가지 버티는 넘이 자기걸 챙기는 경우가 많다. 이익집단들이 날개를 주워달고 날아다니고 있는데 공익집단은 날개가 꺾여서 하늘을 보고 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할런지도 모른다. 그 날개를 달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서로 부딪히고 싸우는 수많은 집단들의 조정을 위해서.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Create a website or blog at WordPress.com

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