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새로운 인터넷신문이 창간된다는군요. 중도와 균형을 강조하는 이 인터넷신문의 발기자 대회와 기자회견이 어제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인터넷신문의 사이트는 http://www.upkorea.net 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영향력을 갖추신 분들이 상당히 많이 모이셨네요. 이 행사에 참석하신 분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일단 현재의 사회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인터넷신문을 창간하는 모티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중도와 균형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2002년을 기점을 이 사회에 불기 시작한 진보의 목소리와 2030세대의 폭발력에 대한 우려가 한몫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그러한 변화된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바로 광할한 인터넷 곳곳에 포진해있으니 이 사회의 불안과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그 현장에 들어갈 계획을 세울일일테구요.

좋은 일입니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대변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그 공간에서 세대와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서로 논쟁하고 토론하면서 좀더 나은 세상을 위한 합의점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참여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봤을때 진정 인터넷을 껴앉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새로운 인터넷신문 창간에 산파역을 맡으신 서경석 목사님은 [김형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1월에 평소에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8명의 지인이 모여서 나라걱정을 하던 와중에 노무현 정부 출범 모습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고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져 있는 것을 보며 이들을 잘 계도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을 크게 자성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실 수십년 전에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이 보기엔 아마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젊은이들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쳐 있다는 말도 수도없이 반복된 말입니다. 그런데 이 감성이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 있으면 독이 되고, 예술인들 가슴 속에 있으면 약이 될까요? 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 땅의 젊은이들 모두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소유자들이라면 — 여기서 말하는 이성과 합리가 어떤걸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이 사회는 얼마나 삭막할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특정 계층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 등이 과연 이성과 합리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말입니다.

여기에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젊은이들을 여전이 “계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계도를 못한 반성 뒤에 ‘그러나 야단치고 따라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찾아가서 그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네요.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직접 젊은이들과 부딪쳐야 한다구요.

새로운 인터넷신문이 8월에 어떤 모습을 들어낼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계도”에 방점이 찍힌다면 이는 출발부터 어긋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넷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계도” 받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특성을 간과하는 것 같고, 그 약발이 인터넷이라는 이 공간에서 잘 먹힐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터넷에서의 직접적인 대면과 토론은 사실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 목적은 계도이나 야단치고 따라오라고 하면 안된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계도하겠다.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이런 생각으로 인터넷신문을 만들어서 애초의 목적대로 감성에 치우친 젊은이들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젊은이들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가네요.

이런 어긋나는 지점은 또 한군데서 발견되는데 “이번 제안자들은 대부분 50~60대이고,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30~40대가 주축이 되어 신문을 이끌어가야 하고, 20대가 주독자층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것도 뭔가 어긋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역시 젊은이들의 “계도”에 대한 욕심이 지나친게 아닌가 싶네요. 이는 주독자층을 잘못 설정했든가, 아니면 추진세력을 잘못 설정했든가 둘 중의 하나입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염려하는 인터넷에서 활기치는 네티즌들은 20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10대일 수도 있고, 30대일 수도 있고, 40~50대 아저씨일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함께 호흡하려는 자세와 포용력입니다. 아마도 발기자에 참여하신 분들이 이후 인터넷신문의 주요 필진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그분들이 본인이 올리신 글을 가지고 젊은 네티즌들과 직접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그들을 설득하고 ‘계도(?)’할 수 있을런지… 저는 걱정이 앞섭니다.

8월이 창간이라는군요. 그 사이에 인터넷에 대한 고민들을 좀더 진척시키고, 또 발기자에 참여하신 분들도 인터넷과 젊은이들에 대한 이해를 좀더 높이시는 기회를 가지셔서 정말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터넷 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생각해보니 비슷한 느낌을 가지는 곳이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생각으로는 이 새로운 인터넷신문은 이슈투데이라는 곳과 비슷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은 다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인터넷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비슷하지 않을란가…
http://www.issuetoday.co.kr/

[김형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는 새로운 인터넷신문을 만드는 일에 나섰습니다.

서경석 목사(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형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오랜만에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저는 지금 친구, 선후배 분들과 함께 새로운 인터넷신문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사실은 이렇게 인터넷신문을 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은 금년 1월이랍니다. 평소에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8명의 知人들이 모여 나라걱정을 한참 했습니다. 노무현정부 출범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던 것도 한 이유였지만 그것 못지 않게 우리사회의 젊은이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고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쳐 있는 것을 보며 이들을 잘 계도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을 크게 自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을 야단치고 따라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직접 그들에게 찾아가서 그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신문에 칼럼을 쓰거나 강단에서 강의하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인터넷을 통해 직접 젊은이들과 부닥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5-60대 인사들이 익숙하지도 않은 인터넷신문 일에 감히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된 계기입니다.

지난 5개월 동안 우리는 이 뜻에 동감하는 분들의 재정적인 협조를 얻어 광화문에 사무실을 차리고 구체적인 실무를 담당할 3-40대의 유능한 젊은 분들과 만나 창간작업을 진척시켰습니다. 그리고 각계의 지도적 인사들을 發意者로 모시고 오늘 6월 19일 출범기자 회견과 발의자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각계 인사들이 함께 뜻을 모았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감동스러운 일입니다. 이점은 이번 인터넷신문이 우리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바라던 일임과 동시에 시대적 요구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출범선언에 임하면서 나는 무엇이 우리를 모이게 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것은 한마디로 에 대한 열망입니다.

우리사회의 진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목소리는 거꾸로 보수세력의 결집을 초래했고 그 결과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극화가 극복되고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당면한 북핵문제 해결, 경제회복, 민생개혁 등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편향성을 갖지 않은 가 나와야 합니다. 사람들이 양극으로 나뉘어져 이념적으로 맞서 있을 때 우리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는 많은 경우에 중간에 있는 생활인들의 목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진보로 들릴 수도 있고 때로는 보수로 들리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극소수의 소외된 사람들, 피해 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바른 목소리를 소신을 가지고 피력함으로써 중론을 모아낼 때에만 우리 사회의 난제들이 하나씩 풀릴 것입니다. 여야 정치권력과 기득권세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노조 등 각종 이익단체,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주위의 지나친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내놓고 반대표시는 하지 않지만 저건 아닌데 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을 이 인터넷신문은 대변해야 합니다. 그래서 절망에 빠져있는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인터넷신문은 단순한 뉴스의 전달이 아니라 의미있는 뉴스의 전달, 그리고 뉴스에 대한 바른 평가를 하
는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김형,

이번 인터넷신문 작업에 동참하면서 자꾸만 14년 전 우리 함께 경실련을 창립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에도 나라가 민주화의 과정에 들어섰지만 당시의 재야운동이 종래의 급진적인 입장을 계속 견지함으로 해서 민주화운동을 지지했던 많은 중간층이 보수로 회귀하던 때였습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당시 40대 초반의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어 안정 속의 개혁, 실사구시적 접근, 합리적 대안모색, 합법운동, 正論피력의 입장을 가지고 등장했던 운동이 경실련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당시와 유사한 점이 많으면서도 경실련이 출범하던 때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는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더 광범위한 호응 속에서, 더 절박한 심경으로 인터넷 신문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업은 비록 言論社의 설립이라는 외양을 띠지만 사실은 나라를 구하는 국민운동입니다. 나라를 걱정하고 뜻을 함께 하는 모든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오늘 출범선언을 하더라도 정식으로 인터넷신문이 선을 보이는 것은 두달 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앞에서 출범선언을 하는 이유는 우리는 제안자에 불과하고 온 국민의 참여 속에서 이 인터넷신문 창간작업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제안자들은 대부분 5-60대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3-40대가 주축이 되어 이 신문을 이끌어가야 하고 20대가 주된 독자층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국민 앞에 나선 이유도 뜻을 같이 하는 국민과 함께, 특히 실질적으로 주축이 되어야 할 3-40대의 지식인들, 일꾼들을 찾아내어 함께 신문을 만들어내기 위함입니다.

김형, 다시 한번 救國의 심경으로 이 일에 나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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