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형식적인 컨퍼런스….


장면 하나.

구체적인 주제가 정해지면 주최측에서 사회자, 발제자, 토론자를 섭외하고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몇명 안되는 청중과 기자들은 이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간다. 간혹 청중과의 질문과 답변이 오가긴 하지만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다. 내용이 아주 훌륭하거나 기자가 원하는 컨셉의 이야기가 나온다면 운좋게 신문의 한구석을 차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토론회는 허무하게 끝난다.  

이렇게 행사의 주인과 손님이 명확하게 구분되고, 별로 재미있지도 않고, 끝나고 나면 약간 허망하기까지 한 이런 방식의 토론회나 심포지엄, 워크샵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이 행사를 준비하는 담당자 한사람이 해야 하는 몫은 사회자와 발제자, 토론자 섭외, 장소 섭외, 보도자료 작성과 제반 홍보, 자료집의 편집, 장소 세팅과 음료 및 다과 준비, 뒷청소까지 끝이 없다. 그래서 이런 토론회 한번 준비하고 나면 바로 충만했던 의욕은 발바닥까지 내려가버린다. 

장면 둘,

– 몇몇 개인들이 난상토론회 혹은 비형식적인 컨퍼런스를 준비한다.
– 모든 참가자들은 반드시 자기소개를 해야 한다. (인적 네트워킹도 매우 중요한 요소)
– 모든 참가자들은 짧은 발표를 하거나 자원봉사를 한다.
– 때로는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모이기도 하고, 완전히 개인의 상상력에 맡기기도 한다.
– 참가자들은 소그룹별로 토론을 진행한다.
– 토론진행자는 소그룹에서 자체적으로 뽑고, 토론진행 가이드라인이 제공된다.
– 열정적으로 토론한다. (소그룹별 토론을 생략하고 바로 전체 토론으로 가기도 한다.)
– 각 소그룹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전체가 공유하고 토론하고 논쟁한다.
– 개인적으로 도움을 줄 사람들은 언제든지 환영하고, 스폰도 공개적으로 모은다.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형식이 없는 컨퍼런스…… (간혹 아는 사람들끼리, 단체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해보긴 했겠지만)… 아래의 링크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행사들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정신들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를 답답하게 했던 것들을 날려버릴 수 있는 것들이죠. 방식은 꼭 위와 같이 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자발성과 참여, 그리고 사람에 대한 신뢰 등의 정신을 투영시키는 것.

아래의 BarCamp는 원래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었는데 주로 인터넷 서비스나 기술에 대한 주제를 기반으로 열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제는 무한하지 않을까요? 또 IT난상토론회는 BarCamp와 카네기독서클럽, 기존 커뮤니티 세미나 형식을 결합하여 탄생한 크로스 오버 이벤트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IT난상토론회 행사 블로그에 올라온 이 한마디가 마음에 박힙니다.

“우리에게도 이제 자유토론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개척자가 되시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 행사의 미션이라고 하는 두가지도 마음에 듭니다.

하나, 편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지적 자극을 주고받는 것.
둘, 사람을 사귀고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의기투합하는 것”

의기투합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멋진 신세계를 위해.. 의기투합할 사람을 찾는 행위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그대에게 필요한 인적자원들 (류한석 IT칼럼니스트)
http://www.zdnet.co.kr/itbiz/column/anchor/hsryu/0,39030308,39154054,00.htm

우리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무슨 주제건간에…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면 여러가지 좋은 생각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거 우리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잖아요…

밑바닥에서부터 이런 움직임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겨나고, 그것이 새로운 흐름과 방식으로 드러나고 그 안에서 좋은 내용들이 토론되고 공유되고, 논쟁될 수 있다면….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위기라는 말은 껍데기일 뿐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좋은 컨셉 있으면 우리도 자유롭게 한번 해볼까요?

BarCamp

  • 노정식님의 “한국에서도 BarCamp”가 열립니다. 라는 글 (2006년 Bar Camp 행사)
  • 2006년 BarCamp 관련 동영상 : http://barcamp.tistory.com/
  • BarCamp Seoul의 공식 위키 : http://barcamp.org/BarCampSeoul
  • IT난상토론회

  • IT난상토론회 2006 알림내용 : http://www.smartplace.co.kr/
  • 난상토론회 후기 : http://www.smartplace.co.kr/blog_post_63.aspx
  • BarCamp의 규칙

  • 1조: BarCamp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십시오.
  • 2조: BarCamp에 대해 블로그에 쓰십시오.
  • 3조: 만약 발표하시길 원하시면, 현장에서 발표판에 주제와 이름을 적으십시오.
  • 4조: 주제는 세 단어로 요약해서 적으십시오.
  • 5조: 장소가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발표를 만드십시오.
  • 6조: 미리 발표 내용과 시간을 정하지 않습니다.
  • 7조: 발표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으나 다른 발표를 듣도록 배려합니다.
  • 8조: 처음 참석하는 분은 반드시 발표를 해야 합니다.

  • “이런 비형식적인 컨퍼런스….” 에 하나의 답글

    1. 금요일 오후를 미래구상의 시국토론회장에 앉은 채 보냈다. 살면서 많은 토론회를 봤지만 그렇게까지 남는 것이 없었던 토론회는 정말 드물었다. 아무리 지루하고 내용 없다는 토론회에서도 나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재밌어하는 나로서는, 토론회를 보고 오면서 이렇게까지 우울한 것은 처음이었다. 1. 네 시간을 앉아있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양극화와 북핵이라는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진단은 절절했고 충분히 공감했다. 그러나 (기존 시민운동이 대선 전술로는 고려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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