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와 블로그, 진실한 이야기.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로버트 스코블, 셸 이스라엘 / 체온365)라는 책을 읽었다. 원제목은 “Naked Conversations – How blogs are changing the way business talk with customers”

이 책의 149페이지를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포브스 온라인의 편집자 아릭 헤세달은 이렇게 말했다. “전 보도자료를 쓰질 않아요. 그리고 보도자료를 이용하는 편집자를 한 명도 몰라요” 포천 100대 기업이 한 내부 커뮤니케이션 담당 직원은 그가 자기 회사의 보도자료를 읽지 않는다고 했다. “그건 그저 쓰레기 덩어리죠”라고 그는 말했다….”

보도자료 쓰는 법에 관한 책도 있지만 보도자료의 효과는 어느 정도 될까? 최근 들어 전통적인 방식의 보도자료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자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을 수도 있고, 뉴스 소스를 얻는 경로가 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무엇이건간에! 전통적 방식의 보도자료가 수명을 다했다기보다는 보도자료와 언론을 매개로 한 전통적인 홍보방식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다.

최근에 한 가지 좋은 경험을 했다. 준비 중인 행사가 하나 있었다. 행사를 앞두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어느 때처럼 보도자료를 작성해서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 전화가 한두 곳에서 오긴 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구글뉴스 검색도 해보고 네이버뉴스 검색도 해봤지만 단 한곳도 보도되지 않았다. 행사를 알리는 수준 정도의 보도자료여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약간 실망….

그렇다고 행사 홍보가 전혀 안된 것은 아니었다. 홍보 배너는 곳곳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몇몇 블로거들이 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포스팅해주었고, 보도자료 형식을 벗어나 편하게 쓴 글이 미디어다음 블로그 뉴스 메인에 올려졌기 때문이다. 보도자료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신문에는 단 한줄의 기사도 올라가지 못했지만 블로그와 인터넷에서 자체적인 소통을 통해 나름대로의 홍보 효과를 달성한 셈이다.

작년에 준비한 의미 있는 행사 하나도 마찬가지였다. 보도자료를 냈지만 언론에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행사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몇몇 유명 블로거들이 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올려준 순간부터 정보는 날개를 달고 곳곳으로 전파되기 시작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는 책에서는 오늘날에는 두개의 PR학파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기존의 “명령과 통제 Command and Control 학파”이고 다른 하나는 “듣고 참여하기Listen and Participate 학파”라고 한다. 그리고 “듣고 참여하기 학파”의 중심에는 블로깅이 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도자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언론에 의존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언론이 되어야 하고, 언론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고 하지 말고 직접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닐까?

위기危機, 처음 듣는 말인데 미국의 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가 그랬다고 한다. “한자로 위기는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위험을, 다른 하나는 기회를 나타낸다.” 케네디가 언제 한자까지 섭렵했는지 모르지만, 이 말을 어느 석상에서 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적절한 말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언론에 보도 몇줄 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일의 성과를, 홍보의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IT분야에서 도드라지는 일이지만 인터넷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전에 유명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설명회를 개최하고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다.

네이버블로그 시즌2도 그랬고, 싸이월드의 C2도 그랬다. 행사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는 전통적인 매체들의 기사 보다도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반면에 이곳에서 신뢰를 잃으면 그 상처는 오래간다.

그동안 몇몇 언론사의 기자들과의 관계 형성에 노력해왔던 홍보 담당자는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IT쪽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는 IT의 범위를 넘어서서 다가올 것이다. 언론이 보도를 해줘야만 움직였던 여론과 이슈화 과정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의 이야기가 인터넷 공간에서 호응을 얻으면 그 내용을 전통적인 의미의 매체가 받아쓰고, 다시금 이슈화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꽤 있었다. 프리허그가 그랬고, 유투브에서 떴던 기타리스트 임정현씨가 그랬고, 개똥녀 사건도 그랬다.

메시지의 내용과 흐름의 방식을 통제하려는 수준에서 벗어나 단체나 기업도 그 영역 안에 대화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발을 담그는 순간 수면 위로 잔잔한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로 유용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한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속도의 시대이긴 하지만 속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진실’을 이야기해야 하는 때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해주는 것 자체가 곧 운동이 될 수 있다.

롱테일 현상이라고 작년 하반기부터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키워드이다. Long Tail, 그대로 번역하면 긴꼬리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터넷의 영향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긴꼬리의 부분이 사실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온라인서점 아마존의 전체 수익 중 절반 이상이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진열조차 안되는 책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되는 현상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유통과 광고, 재고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그동안 선택과 집중 전략 때문에 드러나지 못했던 가치있는 상품들이 날개를 달고 나오는 것이다. IT분야를 중심으로 한 기업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롱테일 현상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정보를 찾다보면, 검색을 하다보면…. 우리는 몸집 거대한 몸통 부분이 아니라 긴꼬리 부분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자를 찾을 수 있다. 오프라인 시대에는 전통 매체를 통해 알려진 몸집 큰 단체들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개인운동가가 보여지고, 풀뿌리운동이 대안이라고 이야기되는 현상도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롱테일 현상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한 친구가 결국엔 데이터베이스 싸움 아닐까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정답이라는 확신이 든다. 과거처럼 닫힌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개방되어 있고, 참여가 가능하고, 누구하고도 공유할 수 있는 질좋은 데이터베이스를 누가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인터넷 시장의 싸움이 될 것이다.

포털 업체들이 UCC에 사활을 걸고 덤벼들고, 현재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서비스를 네티즌들에게 완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구글이 구글맵과 구글어스의 API를 오픈하여 누구나가 새로운 서비스를 매쉬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결국에는 질좋은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된다. 바로 지금…. 개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정보는 한곳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곳으로 분산되고 있다. 그러나 결국엔 또 집중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데이타 전쟁! 하지만 이 싸움의 성패는 개인이나 단체, 기업 한곳의 역량에 달린 것이 아닐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데이타 축적에 참여시키고, 그렇게 쌓인 데이터들을 개방하고 공유하려는 자세를 가진 자가 이길 것이다. 웹2.0, 오픈소스, 위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일게다.

2월경에 그냥 개인적으로 써봤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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