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공공재다. 대학강좌 공유되기를.

올해 초 한겨레신문에 미 명문대 온라인 공짜강좌 “펑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이 대학 내의 각종 강좌들을 영상 혹은 음성파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들이 무료로 강좌를 제공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식은 공공재다. 공공재는 자유롭게 공유되어야 한다. (윌리엄 플로라 휼릿 재단의 교육 프로그램 간부, 캐서린 캐설리)


스탠포드 대학은 오래 전부터 교수진들과 학생들이 만들어온 지식을 대중들과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스탠포드 존 에치멘디 학장)
강좌 공개에 가장 적극적은 MIT는 2007년 2월 현재 1,500여개의 강좌의 강의노트와 교육 과정을 온라인에 올려놓고 있다고 한다. 스탠퍼드 대학은 ‘위기의 문학’ ‘역사 인물로서 예수’ 등 3개 강좌를 MP3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배우고 싶어도 배움의 기회가 없는 사람들은 많다. 꼭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좌들은 공개되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 공유될 때 지식은 더욱 풍성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 올해 초 위 기사를 보면서 국내의 대학들도 강의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동시에 과연 대한민국의 대학들이, 우리의 교수님들이 강좌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다음세대재단에서도 소리 아카이브 사업을 기획하면서 대학과의 제휴를 잠시 고려했었던 적이 있다. 소리아카이브 사업은 소리를 통해 더 나은 세상, 즐거운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오디오 콘텐츠들을 수집하고, 공유하고, 보존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 잠시 모 대학에 계신 분과 대학 내의 강좌를 영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녹음을 하여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을 상의해본 적이 있다.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고 상황을 점검하고 의견을 듣는다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지만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이유는 일단 대학 내에서의 이루어지는 강좌라는 것이,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식이라는 것이 공공재라는 인식이 매우 약하고, 현실적으로 매년 똑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은 매우 부담스러워할거라는 것이다.

그 이후에 소리아카이브의 다른 사업들을 우선 추진하느라 잠시 대학 강좌의 공개를 위한 활동은 잠시 멈춘 상태이다. 물론 ‘잠시’ 멈춘 상태다. 여전히 이 문제는 유효하고, 여건이 되면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볼 생각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식은 공공재다”라는 명제가 틀리지 않다면, 이게 옳다면 결국은 그렇게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최근 반갑고 의미있는 소식을 접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조한혜정 교수님을 중심으로 [연세대학교-하자센터 연계강좌] “한국 인터넷 25년 : 시대 읽기와 시대 만들기” 라는 정보사회 콜로키움이 진행중에 있는데 이 강좌가 대중에게 공개된 것이다. 이 강좌를 코디하고 계시는 이지님께서 다음세대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소리아카이브] 사이트에 강좌 내용을 올릴 수 있도록 오디오 파일을 전달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정말 고맙게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리아카이브에 올려져 있는 모든 오디오 콘텐츠는 특별한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오디오 콘텐츠를 들을 수 있고, MP3파일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또 공유코드 기능을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플레이바를 붙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작은 출발점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움직임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면 ‘지식은 공공재’라는 인식도 확대되고, 지식은 공유될 수도록 더욱 가치를 발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음세대재단의 소리아카이브에서도 그러한 일이 가능해지는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대학마다 경쟁을 외치고, 자율성을 외친다. 그리고 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경쟁은 시설의 경쟁, 유능한 인력을 채우는 경쟁이 아니라 학문 간의 경쟁이어야 한다. 자율이라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대학은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고, 누구 개인의 소유물도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때문에 대학에서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정부의 보조금으로, 기업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지식들은 캠퍼스 안에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개방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웹2.0의 내용들을 대학에 적용한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흥미로운 주제다.
웹2.0 시대의 대학의 모습은 – 대학2.0……
누군가가 연구를 해주시면 어떨까.. ^^

<ps> 물론 오래 전부터 자신의 강의 내용들을 모두 녹음하여 MP3 파일로 제공하고 계신 분도 계시다. 인문학을 가르치시는 강유원님이신데. 이 분의 블로그 (http://armariuscasting.net/)에 가면 헤겔법철학, 서구역사고전 등에 관한 강의 내용들이 오디오 파일로 올려져 있다.

참고 사이트

디지털리스트의 블로그 : http://gija.info/tt/1848
한겨레신문 기사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91218.html

지식은 공공재다. 대학강좌 공유되기를.”에 대한 답글 3개

Add yours

  1. 공감, 공감…. 찬성에 한 표 던집니다. 현재 이런 공유를 실천하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압니다.
    특히 대학원 발제물이나 페이퍼들은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지식공유에 있어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적극적인 공유활동이 형성, 발전되어짐으로써 또 하나의 나눔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

    1.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식이라는 것이 꼭 대학이라는 공간 내에서만 생겨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교수님이라는 타이틀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구요… 어째튼 그런 지식의 공유, 나눔 활동이 활발하게 발생하기를 저도 기대해봅니다. ^^

  2. 핑백: Choasin's Blog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Create a website or blog at WordPress.com

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