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의 기억

초등학교 애들이 생일이라고 하면 반 아이들 다 초대해서 잔치를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었는데 요즘은 고등학교에서도 반장이 되었다고 피자 혹은 치킨 등을 사나 보다.

실제 이 상황에 직면한 한 고등학생이 글을 남겼는데 (피자와 치킨 그리고 학교) 댓글이 현재 275개나 남겨져 있다. 사내 인트라넷에서 “오늘 본 최고의 댓글”이라는 글에서 이 글에 남겨진 댓글 중 하나를 소개해줬다. (아래 댓글 이미지 참조)

때로는 본 글보다 댓글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얻기도 하고, 정말 진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위 글에 남겨진 댓글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는 찌질이 댓글들도 있고, 욕지거리 댓글도 많지만, 마치 현실에서도 찌찔이들이 있고 욕설들이 오고가듯이 똑같은 것이다.

다만, 인터넷에서는 그런 현상을 더욱 자주 목격하게 되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괜히 그렇다고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가 그렇다고 전체를 사짭이 이놈의 세상 사람들을 말못하게 막아놓아야 한다던가 그런 생각은 안하면서.. 인터넷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이 글을 보면서 아주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났다.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보면 반장 되었다고 저런 부담스런 행위는 없었다. 사실 반장된걸 괴로워하는 분위기였고, 위로해주는 분위기가 강했다. 오히려 고3때는 선생님들이 공부를 정말 잘하는 친구가 반장되는 것을 극구 말리는 분위기도 있었다. 너는 서울대 가야 하는데 반장 되면 공부할 시간 뺏긴다는 논리였으니 가히 공부를 중요하시는 선생님다운 발상이었다.

다른 이야기지만 고등학교 3학년 9월 때쯤 되면 지난 해에 졸업했던 선배들이 간혹 찾아오곤 했다. 그 선배들은 우유와 빵 등 간식거리들을 사오고, 선생님은 그 선배에게 1시간이라는 시간을 내주었다. 이야기 주제는 딱 하나다. 이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이 시간을 놓치면 평생 후회한다. 자기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다. 주로 이런 이야기들이다.

물론 그 소중한 시간을 할당받을 수 있는 선배는 다 서울대, 연대, 아니면 고대에 합격했던 선배들이었다. 당시에는 전교조 문제로 많이 시끄러웠을 때인데 어떻게 하나같이 학교를 방문하여 인생의 조언을 해준다는 그 선배들은 전교조 문제로 학교가 몇달간 난리가 났을 때 단 한번도 그 논의의 현장이나 학내 집회의 현장, 복도 침묵 시위 등에 얼굴을 내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밖에서 같은 반 친구들이, 후배들이 뭘하건간에, 자신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해직되건 말건 간에 전혀 상관하지 않고, 정말 그 시간이 소중했기 때문에 공부에 충실했던 선배들이었다. 전교조를 공산당 수준으로 알았던 우리의 담임선생님은 그런 학생이 정말 마음에 들었을터이고, 때문에 자신의 수업을 제끼고 우리보다 겨우 1살 많은 선배에게 조언의 시간을 내주었던 것이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그런 선배들과 친구들과 후배들이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었다. 좋은 일이다. 공부만 하는게 꼭 나쁜 일도 아니고, 각기 다른 처지와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습성 잘 안변한다는거다.

우리가 다닌 고등학교는 신설학교여서 당연히 동문회가 없었다. 이제 어느덧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보니 동문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군가가 했겠지. 간만에 친구들이나 보러 간 자리에서 지금 의사, 변호사, 판사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중심이 되어 동문회를 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도 준비해보자고 하는걸 보고 기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학금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같이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후배들에게 주자는 말에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라는게 더 가관인게 우리 때는 우리 학교가 서울대도 많이 보내고 했는데 최근에는 점점 그 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참 어이없지…. 그 친구들이 더 나이먹어서 40대가 되고, 50대가 되면 동문 중에 누가 국회의원 나온다고 하면 밀어주자고 할거고, 서로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동문이 좋은거지 하면서 상부상조하며 살 것이다. 그리고 유능한 – 사실 공부 잘하는 –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어서 그 틀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일게다.

이 손바닥만한 모임에서도 그런데 이 사회야 오죽할까…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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