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시민운동(7) : 미디어로서의 블로그

블로그 코리아를 운영하는 미디어U의 이지선님께서 2007비지니스블로그서밋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디어로서의 블로그, 현재의 미디어가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브로드캐스팅 모델의 미디어1.0시대, 포털미디어 모델의 미디어1.5시대, 그리고 지금 막 태동하고 있는 미디어2.0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 그림을 보면 아래와 같다.

미디어 1.0 = 브로드캐스팅

첫번째 그림은 미디어1.0 시대의 미디어 전달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브로드캐스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TV와 라디오, 신문이 미디어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 정부기관과 기업, 단체 및 개인들이 미디어 조직(신문사, 방송사 등의 언론사)에 소스를 전달하면 미디어 조직이 자신들이 소유한 미디어 매체(방송, 신문, 잡지)를 통해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미디어1.0시대의 구도이다.

이와 같은 모델이 사실 몇십년간 유지되어 왔는데 인터넷의 출현으로 이 모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지 벌써 수년이 흘렀음에도 이 모델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러가지 방식 중에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많은 시민단체들의 경우 이 모델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익숙한데 문제는 위와 같이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 언론 기관 – 특히나 시민단체에 그리 우호적이지도 않은 – 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언론의존적 운동이라는 현상적인 평가에서부터 실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 보다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단편적인 정보만 전달되는 문제, 언론에서 시민단체의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거부할 경우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온 일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문제까지. 가끔은 왜곡된 메시지가 전달되기도 한다.

보도자료나 기자회견, 사진기자용 퍼포먼스에 미디어 조직(언론사)의 반응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이미 메시지 전달의 기능을 상실해버렸다고 할 수 있다. 이 브로드캐스팅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시민단체가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미디어를 소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디어 조직으로부터 거부당할 경우에 발생한다.

그래서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시민단체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에 의존하는 않는 운동, 언론사에 코멘트를 해주는 대변형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자기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 1.5 = 포털 미디어

올블로그가 지금처럼 성정하기 전, 거의 대부분의 인터넷 이슈들은 포털 내에서 퍼져나왔다. 포털 미디어가 성장하면서부터 몇년 동안 전통적인 미디어 조직들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포털 미디어를 이용했고, 그로부터 일정 부분 수익을 보상받아왔다.

하지만 포털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전통 미디어 조직들과 갈등 관계가 발생한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전통 미디어 조직의 웹사이트로 방문자가 유입되지 않고, 그 안에서 독자들과의 어떤 소통도 생겨나지 않게 되어버렸다는 불만으로 표출되지만 본질적인 것은 전통 미디어 조직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을 자기 마음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를 하는 미디어 조직들에게 포털 미디어의 엄청난 성장은 자신이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하였다.

위 그림을 약간 다르게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왼쪽의 미디어 조직들을 ‘시민단체’로 바꾸고, 오른쪽의 포털 미디어를 ‘미디어 조직’으로 바꾸어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거기에 시민단체들은 ‘미디어 조직’으로부터 ‘정보료’를 받지도 않는다.

결국 시민단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미디어를 가지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와 미디어 조직들이 포털에 콘텐츠 공급자가 됨으로써 스스로 자기 미디어의 영향력을 축소시켜온 문제는 어찌 보면 동일선상에 있는 문제이다.

미디어 2.0 시대?

미디어2.0이라는 말은 웹2.0이라는 말처럼 아직 익숙하진 않다. 하지만 개방, 참여, 공유라는 웹2.0 정신을 미디어에 투영해보면 미디어2.0이 어떤 의미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미디어2.0 이전에 미디어1.9쯤 되는 오마이뉴스의 모델을 보아왔다. 미디어2.0에서 2% 부족한…. 그러나 그 2%가 핵심일 수 있다.

오마이뉴스가 무엇인가? 기존에 미디어 메시지를 독점해왔던 기자들의 권력을 시민기자라 불리는 일반인들에게 나누어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해외에서도 극찬을 한 실험적 모델이었고, 성공한 모델이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미디어2.0으로 넘어가지 못한 것은 기사의 선택과 편집권을 나눠주지 않았고, 기사는 오마이뉴스의 플랫폼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모든 시민은 편집자다”라는 슬로건으로 오마이뉴스E를 오픈하고, 평판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마이뉴스E는 구색맞추기 같다는 느낌이고, 오마이TV의 모든 동영상은 외부로 퍼갈 수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없다.

미디어2.0의 가장 큰 특징을 말하자면 바로 “이슈를 독자가 정한다”는 것이다. 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이슈를 평가하는 것도, 이슈를 퍼트리는 것도 모두 네티즌이 한다. 이슈의 발굴과 선정, 확산의 역할을 독자들이 담당하고, 미디어 조직은 이를 위한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한다.

미디어2.0 시대에 맞는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곳을 꼽자면 국내에서는 올블로그블로거뉴스, 그리고 해외에서는 디그닷컴이 있다. 올블로그에는 약 11만여개의 블로그가 등록되어 있고, 블로거뉴스에는 약 4만5천명의 블로거기자단이 있다. 이들이 생산해내는 이슈들은 태그와 추천, 조회 등의 평판시스템에 의해 편집되고 배치된다.

디그닷컴은 소셜뉴스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는 사이트인데 오마이뉴스E처럼 네티즌들이 웹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들을 디그닷컴에 전송하고, 다른 사람들은 공감버튼(Digg it)을 누름으로써 그 정보에 대한 평판을 한다.

디그닷컴은 편집권을 독자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여기에는 개인 블로그의 글인건 유명 언론사의 글이건 동등하게 취급된다.

모든 글들은 개방된 외부로부터 오고, 네티즌들은 자신이 공유하고 싶은 정보를 디그닷컴에 전송하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그 정보에 관한 평판에 참여한다. 디그닷컴은 편집자가 아니라 미디어 플랫폼의 제공자이고, 운영자이다.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원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더이상 전통적인 언론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이상 기자들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보도를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 오버를 하자면 오직 믿어야 하는 것은 독자들 뿐이다. (더이상 언론사는 상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신선함과 진실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개씩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독자들은 단순한 정보와 사실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진실된 이야기를 전달하기 가장 좋은 도구, 독자들과 가장 소통하기 좋은 도구가 바로 블로그이다. 미디어2.0=블로그는 아니지만 블로그는 미디어2.0 시대를 주도하는 가장 선도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고객(네티즌)들과의 신뢰 구축” 때문이다. 때문에 진정한 기업 블로깅은 단순히 상품과 회사에 관한 홍보 전략 차원에서가 아니라 고객(네티즌)과의 관계 구축 차원에서 신뢰를 쌓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이다.

시민단체도 다르지 않다. 최근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시민단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에 가보면 이야기는 없고, 보도자료와 성명서만 잔뜩 쌓여 있는걸 발견할 수 있다. 그것도 아래아한글에서 긁어왔다는 것이 한눈에 보이는….. 이렇게 해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되지도 않고, 신뢰가 쌓이지도 않는다.

명심하자. 사람들은 이야기를 원한다. 성명서와 보도자료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과정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결과만을 알려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성명서에 담지 못하고, 보도자료에 담지 못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네티즌들과 나누는 것, 시민단체가 블로그에서 해야 할 일들이다.

시민단체들이 신뢰를 잃고 있다.
하지만 진실된 이야기는 통하게 되어 있다.
꾸준히 진실을 이야기하면 결국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현재로서 인터넷에서 진실을 이야기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블로깅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민단체가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최근에 서울의 구 단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풀뿌리운동 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블로그를 이용한 풀뿌리운동 단체들의 지역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풀뿌리 활동가 몇분을 모시고 <블로그와 운동>에 대해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만든 PT자료를 바탕으로 블로그의 개요와 의미, 블로그의 활용 사례, 블로그와 풀뿌리운동 등의 내용들을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블로그에 관심있는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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