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살아남기(3) : 데이타가 아닌 정보가 필요해

우리가 홈페이지에 올리는 정보들은 사실 정보가 아니다. 정보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 주체와 외부의 객체 간의 사정이나 정황에 관한 보고”이다. 즉, 단순한 의미의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가 대중들에게 우리 사회의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도구가 되고,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정보를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실천할 때 그게 진정한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정보다.

누구를 위한 단체의 공식 입장인가?

우리는 홈페이지에 정보를 올리고 있지 않다. 데이터를 올리고 있다. 정보는 그것이 전달되는 방식과 언어가 중요하다. 하지만 데이터에는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 홈페이지에 올릴 성명서나 보도자료, 논평을 꼭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써야 할까. 이런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단체의 공식입장인데 꼭 그렇게 써야 되겠어’
‘젊은애들한테는 먹혀도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아직 좀 그렇지 않아?…’
‘공동대표나 정책위원장 동의를 얻어야 하지 않을까?’

의문은 그냥 의문으로 묻어두자.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꼭 파격적으로 써야 한다는게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전달하고자 하는 1차 수신자는 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이해당사자 등이다. 그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면 된다. 그런데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그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우리가 던진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명서 쓰기도 바쁜데 언제 또 홈페이지에 올릴 글을 따로 쓰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성명서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은 아니다. 성명서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바는 분명하다. 우리가 세계를 얼마나 냉철하게 보고, 체계적으로 분석해내는지를 자랑하기 위해서 성명서나 보도자료, 연구보고서를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중과 소통하고, 우리의 주장을 설득하고, 우리의 가치를 그들과 함께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에 동의한다면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언론사 팩스나 이메일로 전달하고 나서 이제 일 다했다고 손털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 내용을 좀더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1-2년 전부터 이런 일이 시민단체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지금으로 보면 2001년, 2002년이다.) 몇몇 단체들의 홈페이지에서 성명서/보도자료가 주요 콘텐츠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기사체 글쓰기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오마이뉴스가 뜨고 나서 생긴 현상들이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 흐름을 주도하기 보다는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과정이 중요하고, 그것은 곧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다.

인터넷에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시한다. 우리가 발표하는 성명서는 결과물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 성명서가 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과정을 통해, 누구의 의사결정에 의해, 누가 작성했는지 알지 못한다. 성명서를 작성하기까지의 숨겨진 이야기, 즉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넷에 모인 대중들은 그런 것에 반응한다. 글을 재미있게 쓰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네티즌들에게 좀더 정확하고 자세히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고, 그들과 호흡하려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은 대중과 소통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시민단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자 신뢰를 얻는 길이다.

한 단체의 커뮤니티에서 작은 파장이 있었다. 미니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시민단체들에게 공개질의를 보낸 것이다. 파병반대운동에도 참여하고, 낙선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에게 물었는데 요점은 이거다. 파병에 찬성한 의원들은 왜 낙선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냐구. 그 결정을 한 의사결정단위의 회의록을 볼 수 있냐고. 한 단체만 답변하고, 세 단체는 침묵했다. 하지만 미니의 추가질의에는 첫 번째 대답을 한 단체도 답변이 없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정부와 기업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듯이 시민들은 시민단체에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뭔가에 떠밀려서 억지로 하는 상황은 민망하다. 흐름을 주도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중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다.

우리는 슬프게하는 것은 또 있다. 시민단체들이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컨텐츠라는게 사실 성명서, 보도자료, 논평, 의견서, 이런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 또한 유인물형 홈페이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홈페이지에 올려진 컨텐츠가 기사체로 쓰여졌건, 딱딱한 성명서체로 쓰여졌건 상관없이 여전히 시민단체의 홈페이지에는 단체의 공식적인 입장만을 알려내는 일방통행식 소통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역할이 그것 아니겠냐고 한다면 현재에 만족하고 계속 유인물만 찍어내면 된다. 그런 상황이 끔찍하다면 웹담당자 뿐만 아니라 모든 상근운동가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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