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과 운동(2) : 웹2.0의 정신은 곧 운동의 정신이다.

웹2.0의 기본 정신은 개방, 공유, 참여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서로 나누고, 함께 참여하는 정신. 웹2.0의 정신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정신이기도 하다.

특히나 수년 전부터 시민운동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시민단체는 대중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개방과 공유, 참여의 정신을 적극 실현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궤적을 살펴보면 모두들 자신을 드러내고(개방)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나누기에 (공유) 앞서 “시민의 참여”만을 외쳤다. 그것도 스스로 참여하지 않고 참여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운동가 스스로가 개방과 공유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대중들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가지를 설파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방송과 신문지상에 나오는 반대의 목소리, 무엇을 주장했다는 결과론적 입장들 뿐이었다. 그것은 대중이 시민운동을 이해해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대중에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나누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웹2.0으로 돌아와서. 사실 웹2.0의 기본 정신인 개방, 공유, 참여는 웹의 버전업된 정신이 아니라 웹의 본질이다. 웹2.0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쓴 김국현씨는 웹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 처음 웹이 만들어 지던 시절, 자신의 논문을 세계의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싶어했던 연구원들의 욕망, 누구나 한 줌의 기술과 아이디어로 ‘참여’하고 그것으로 평가 받던 쾌감, 누구에게나 ‘개방’된 구조로 학자 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일반인을 포함한 사회현상으로 발전하게 된 열정까지. 어쩌면 우리는 이상적 ‘쌍방향 직접 네트워크’가 가르쳐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때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닷컴 버블과 함께 이 회전이 잠시 뒤틀린 것 뿐입니다. 공유와 참여와 개방이라는 웹의 초기정신은 마케팅과 홍보, 고객확보, 비표준, 억지 수익모델로 변질된 것 뿐입니다……….”

즉, 웹2.0은 새로운 흐름이 아니라 다시금 초창기 웹의 근본 정신으로 되돌아가자는 “처음처럼”의 정신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2.0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개방, 공유, 참여라는 세가지 단어를 다시금 되씹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웹이라는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가져야 할 기본 가치로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개방

개방한다는 것은 벽을 부수고, 문을 여는 물리적인 개방뿐만 아니라 정신의 개방에 더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곧, Open your mind !!!

자신을 생각을 남들에게 내보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운동은 혼자만의 삶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사람과 소통하고, 그 사람들과 함께 나의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꿈을 기획하고, 사람과 돈을 조직함으로써 꿈을 집단의 노력으로 현실화시키는 것이 곧 운동이다.

때문에 운동은 곧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이다. 집단 보다는 개인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운동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개방적인 소통과 관계가 만들어질 수 없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방식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 방식은 일방적인 설득과 주장이 아니라 쌍방향의 소통이라는 것은 이미 앞서 블로그와 시민운동에서 이야기했던 바이기도 하다. 

개인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의 개방성도 매우 중요하다. 조직을 개방한다는 것은 곧 이 조직은 투명하다는 것의 증거이기도 하다. 투명성은 사람들이 조직을 신뢰하는데 있어서 제1의 조건이다. 또 조직에 있어서의 개방은 “우리끼리”가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이 우선임을 의미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공유

공유는 곧 나눈다는 것이다. 나눔이라는 것은 즐겁고 아름다운 일이다. 나의 것을 남에게 주는 의미도 있지만 인터넷에서의 공유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쓴다”는 표현의 더 어울린다.

인터넷에서의 공유라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를 남에게 주면 나에게는 남는 것이 없었다. 총합은 같고 소유자가 바뀔 뿐이다. 기쁨은 남겠지만. 하지만 디지털 자산은 하나를 나누면 둘이 되고, 셋이 된다. 디지털 자산이라는 것은 나눈다고 해서 내 것이 남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쓸 수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나누면 나눌수록 가치는 더욱 증대되고 종종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기도 한다.

과거에 자신의 것을 지키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었다면 웹2.0이라고 하는 시대에는 공유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운동조직이 무엇을 공유할 수 있을까? 결국은 정보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정보,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로보는 정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좀더 많이 공유하면 할수록 조직이 가져갈 수 있는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된다.

정보라고 하는 것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는 별 의미없는 정보이거나 이미 알고 있는 데이타에 불과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정보라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자. 이는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가 가져야 할 책임 의식이기도 하다.

참여

참여는 웹2.0의 정신 중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다. 하지만 웹2.0 사이트를 이용하는 모든 이용자가 다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한 웹2.0 사이트에도 이용자는 많지만 실제 적극적인 콘텐츠 참여자는 그리 많지 않다. 유투브는 이용자의 0.16%, 플리커는 0.2%, 위키피디아는 4.59%만이 콘텐츠 생산에 참여한다는 보고도 있는 것을 보면 소수의 적극적인 참여자만으로도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인터넷이다.

시민운동이 거의 10년 가까이 골몰해온 단어도 바로 ‘참여’이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을 참여시킬 것인가가 거의 화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없는 시민운동의 위기론도 결국엔 참여의 문제이다.

참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참여의 장이다. 앞서 이야기한 “플랫폼으로서의 웹”이라는 참여의 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참여가 가능한 것이다. 웹2.0 사이트라고 하는 유투브, 플리커, 위키피디아 모두 “참여의 장”이다. 사람들이 참여가 없으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이트가 바로 위와 같은 사이트이다.

시민운동이 ‘참여’를 고민하기 위해서는’참여의 장’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참여의 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주민 밀착형 풀뿌리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가 아니라면 ‘참여의 장’으로서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시민들이 시민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참여의 장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정해진 틀에 맞춘 참여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참여의 내용도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정하게 만드는 플랫폼이 필요할 때이다.

위에서 언급한 개방, 공유, 참여라고 하는 것이 웹2.0의 핵심적인 정신이다. 이를 다시한번 정리를 해보면 아래와 같다.

  • 개방 =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자.
  • 공유 =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자.
  • 참여 = 변화를 위해 행동하자.

그리고 여기에 기본적으로 두가지 정신을 추가해보자.

  • 연결 = 경계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자.
  • 협업 =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시작하고 함께 완성하자.

나는 운동의 기본 중의 기본이 소통과 조직화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조직화를 위한 필수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위와 같은 개방, 공유, 참여, 연결, 협업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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