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통합보다는 창조적 분화 – 웹2.0은 진보적인가?

민노당의 김창현 전 사무총장이 단결투쟁가를 외친다. 남북한의 단결, 진보의 단결, 개혁세력의 단결, 노동자의 단결, 서민의 단결을 이야기한다. 무엇이 진보이고, 무엇이 개혁이고, 진정한 노동자가 누구인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추상적인 단결만을 외치고 있다.

단결이 능동적인 용어라면 통합은 소극적인 용어이다. 하지만 단결과 통합은 종종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정동영도 통합을 이야기했고, 이미 구세대가 되어버린 386정치인도 통합을 이야기하고, 손학규도 통합을 이야기한다. 민노당 김창현도 통합을 이야기한다. 지금 통합이 필요한가?

경제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무역이, 금융이, 문화, 개개인의 가치관, 언어가 통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 통합당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통합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가 통합된다고 우리까지 “통합”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이라고 선언해야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각각의 개인이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지고, 각기 다른 언어를 가지고, 각기 다른 경제 체제를 가지고 살 수 있어야 한다. 각기 다름을 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가치를 향해 치닫고 있는 세계와는 다른 우리만의 다른 모델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진보이다. 다름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 다양한 모델이 필요하다. 그래서 중앙집중적이고 체계화된 모델보다 약간은 느슨하지만 수평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네이버로, 다음으로, 구글로 통합되지 말아야 한다. 모두 그곳에만 머물지 말고 각기 새로운 인터넷 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5년의 인터넷이 포털에 의해 좌우되는 시기였다면 지금은 포털을 넘어 각 개인들이, 각 모임들이, 각 세력들이 자신들만의 웹공동체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블로그라는 개인 미디어가 그 시작을 알리고 성공의 단초를 제공했고, 웹2.0이라는 흐름이 엔진을 달아주었다.

물론 그러한 공동체는 개방적이고, 정보를 공유하고, 사람들이 참여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새로운 공동체가 출현할 수 있다. 각기 다른 하나의 공동체(서비스)가 결합했을 때 양적인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두개, 세개의 질적으로 다른 공동체(서비스)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

1+1이 1이 되는 것이 통합이지만 1+1이 2 이상이 되는 것은 창조적 믹싱을 통한 분화이다. 그렇게 분화된 것들을 서로 네트워킹하려는 노력이 지금의 진보세력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웹2.0은 진보적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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