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과 운동(4) : 오프라인 행사 2.0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웹2.0 정신은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구현될 수 있는 정신이다. 일방적으로 보여주기식 행사, 하루 종일 강의만 듣고 가는 행사, 토론자와 청중이 완전히 분리된 토론회, 참여한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것 빼고는 할게 거의 없는 행사들..

이렇게 형식의 매너리즘에 빠진 수많은 행사들을 다녀오고 나면 항상 후회가 남기 마련이다. 왠지 모르는 허전함, 어색함, 소외감 등이 밀려오는데 이는 참석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행사의 기획자도 마찬가지이다. 모임과 행사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혁신한다는 것이 어디말처럼 쉬운 일인가?

행사를 기획한다는 것은 웹서비스를 기획한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는 않다. 가장 큰 공통점과 제 1의 원칙은 ‘이용자 중심’, 오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그 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이다. 메시지는 내용으로부터도 나오지만 형식으로부터도 나온다. 웹2.0적인 오프라인 행사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개그2.0 : 애드리브라더스

매주 일요일 저녁에 우리를 웃게 만드는 개그콘서트.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연출된 개그나 코미디언을 보여주던 것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관객과 호흡을 함께 하는 “개방된 개그”를 선보였던 개그콘서트는 그것 자체만으도 처음에 굉장히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그 개그콘서트가 작년에 또 하나의 실험을 했다. [애드리브라더스]라는 코너가 바로 그것이다.

개그콘서트를 보러 간 사람들은 이 코너가 시작되기 전 각자 종이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서 무대에 전진다. 개그맨들은 코너 중간 중간에 관객들이 던진 종이 중의 하나를 짚어서 개그와 연결시킨다. 관객도 개그맨도 예상하지 못한 말들이 튀어나오고, 개그맨들은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애드리브를 구사한다. 이러한 간접 참여 방식은 기존에 일방적으로 보기만 했던 개그를 참여형 개그로 진화시켰다.

개그콘서트의 애드리브라더스. 바로 개그콘서트에서의 웹2.0 방식의 코너, 개그2.0이라고 할 수 있다.  개그맨들만의 공간이었단 무대를 관객에게 일부 개방하여 참여시킴으로써 애드리브라더스는 개그2.0의 시작을 알렸다.

기념품2.0

2007년 Web2.0 Expo에서의 기념품 중의 하나인 티셔츠. 이 티셔츠는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 즉, 아래 그림에서처럼 티셔츠 중간에 [Web 2.0 is (                    )]라는 문구를 새겨놓았는데 빈칸에는 직접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적게 한 것이다.

같은 스타일이지만 똑같은 티셔츠는 하나도 없다. 행사기획자는 티셔츠라는 플랫폼을 제공했고,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라는 스킨을 입혔다고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웹2.0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적은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웹2.0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기념품에서도 사람들의 생각을 드러나게 하고, 그 티셔츠를 통해 소통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것. 바로 웹2.0적인 기념품이라고 할 수 있다.

컨퍼런스 2.0

2007년 봄에 바캠프2007 서울 행사가 열렸다. (바캠프 참가후기 및 진행과정 보기)
바캠프는 자율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형식이 없는 컨퍼런스인데 열린 환경에서 서로 배우고,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이곳에서는 심도깊은 토론과 교류 등이 이루어진다.

바캠프에는 정해진 주제, 정해진 토론자, 정해진 섹션이 없다. 사람들은 바캠프 홈페이지에 참가신청을 할 때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미리 적어넣고, 현장에 왔을 때 위의 왼쪽 사진과 같이 포스트잇에 자신의 발표주제와 시간대를 스스로 정해서 붙인다.

나머지 사람들은? 현장에서 만들어진 스케줄을 보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토론을 한다. 간혹 토론주제가 지겹다면 앞서 인사를 나눈 사람들과 휴게실에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도 있고, 좀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형식과 내용이 개방된 행사,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이는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행사, 일방적으로 말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행사인 바캠프가 바로 웹2.0적인 컨퍼런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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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웹2.0적인 오프라인 행사라고 하는 것은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웹2.0의 정신을 오프라인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말이지만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웹2.0적인 오프라인 행사도 참여자들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기획자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뒷치닥거리만 해야 하는 행사, 참여자는 주목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행사, 행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행사는 지양하고 개방과 공유, 참여라는 정신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의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단순히 ‘참여’의 장을 열어놓는 것 뿐만 아니라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형식과 내용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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