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성과 가치 지향성

중립성이라는 단어에는 두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것과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과 공정하다는 것이 결코 같은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과학의 영역이 아닌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사회정책과 사회갈등관계에 있어서 기계적인 중립은 애시당초 존재할 수 없는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때로는 한편에 치우치는 것 자체가 공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천개의 기사가 올라오고, 그만큼의 사람들이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토론을 하는 인터넷이라는 미디어 공간에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은 아니다. 사람이 할 일을 기계, 혹은 자동화된 기술에 맡긴다고 결코 중립적일 수 없지만 기계는 인격이 없기 때문에 그냥 겉으로 보기에 시비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때문에 중립성에 대한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종 사람의 가치 판단을 배제한 기계적 중립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넨세스에 불과하다.

인터넷 자체가 곧 미디어다. 때문에 포털사가 우리는 미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말장난일 뿐이다. 뉴스만이 미디어인 것이 아니라 검색도, 블로그도, 카페도, 동영상도, 사진도 모든게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곧 뉴스라고 하는 것이 전통 미디어기업이 제공하는 기사에만 한정할 수 없듯이 말이다.

미디어에 중립성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중립적인 것이 곧 공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립적이기 때문에 공정하다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공정하다는 것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래도 변하지 않는 의미는 ‘올바르다’는 의미이다. 올바르다는 것은 결국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판단내려지는 것이다.

미디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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