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과 촛불, 그리고 민주대연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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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명박 전선에 범야권, 시민사회세력이 함께 모였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과 시민사회세력이 참여하여 발족시킨 “민생민주국민회의”가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을 참여시켜 개최한 연석회의이기 때문에 이를 상설연합체로 보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에 대해서 정치적인 판단은 잘 못하겠다. 아닌거 같다라는 느낌이 90%지만 나머지 10%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촛불 정신을 계승한다>, 혹은 <촛불 시즌2>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걸리고, 지난 몇 개월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광장을 흥분하게 했던 수많은 촛불에 대한 평가와 논의들, 운동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아이디어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실망스럽다. 지금은 그런걸 논할 때가 아니라 이 위기 – 경제적 위기와 민주주의 위기 모두 포함하여 – 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논리가 있겠지만 이 논리는 별로 동의가 되지 않는다.

대연합에 동의하는 분들 중에는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그냥 있으면 되고,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대연합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비난까지 퍼붓는 일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논리가 결국 변화를 더디게 한다. 내켜하지 않으면 혹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을 바에야 그나마 뭐라도 해보는 사람들에게 반대는 하지 말라는 논리가 그동안 통합, 연대라는 이름으로 지배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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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이 무조건 善은 아니다. 지금 反이명박 전선 아래에 모든 세력들이 모이는 것이 “모인다는 것 자체”로서의 의미 외에 어떤 실질적인 동력으로서 작용할 수 있겠는가? 연석회의를 통해 내놓은 3대 방향과 10대 과제라고 하는 것이 통합의 과정을 통해 나온 새로운 창의적인 결과물이 아니지 않은가? 때문에 선언적인 의미 외에 현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가 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87년 이후,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결성 이후 최대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단체와 전문가, 사회원로들간의 연대규모의 수치는 계속 늘어왔다. 그래서?

촛불을 보고 운동진영의 여러 가지 반성이 있었다. 불과 몇달 전이다. 반성의 핵심은 지금과 같은 운동의 방식이었다. 대중의 공감이 없는 단체와 전문가/원로들만의 연대,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는 운동, 대중의 활동력을 오히려 저해하는 중앙집중적 의사결정 구조, 사람들이 실제 소통하고 있는 웹과 괴리된 운동, 10대/20대와의 소통 단절 등이 촛불을 계기로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던 반성들이었다. 불과 2-3개월 전이다.

과연 이 반성을 넘어서기 위한 실험, 혹은 대답 없이 곧바로 촛불 계승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6월 10일에 전국에 100만 가까운 시민이 거리에 나온 그 규모가 촛불의 정신은 아니지 않은가?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할 때, 혹은 장기적은 대안을 준비할 때 이러한 흐름을 막아내는 두가지 조건이 있다. 하나는 내부의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고, 또 하나는 변화를 잠시 늦추게 만들어버리는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이다. 대부분 이 두가지 조건은 동시에 다가온다. 또한 이 두가지 조건은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변화는 쉬운게 아니다. 지금 염려스러운 것은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되고 있을 때, 변화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대중의 기대감이 이러한 조건들로 인해 파묻혀버리는 것이다. 많이 양보해서 연대도 좋고, 통합도 좋고, 단결도 좋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대중을 소외시키는 통합의 방식, 운동의 방식은 아니다.

일종의 밀어내기 효과가 발생한다. 지금과 같은 몸집을 불리는 화학적 통합은 사람들이 이 상황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다. 수많은 대중들을 밀쳐내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몸집을 줄이고, 곳곳에 포진해서 관계를 맺으면서 네트워크의 범위를 넓혀야 할 때 하나의 거대한 몸집이 유연한 관계들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진정한 통합은 관계의 확정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 내부의 관계에 치중하다가 가능성있는 관계의 끈을 놓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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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신을 이아기할 때 가장 많이 나왔던 이야기가 웹2.0이다. 웹2.0을 넘어 운동2.0, 집회2.0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 참여,공유,개방의 웹2.0의 정신을 구현한 운동을 해보겠다는 말은 단지 수사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 마음 추스리기가 쉽지는 않다. “그것보다 급한게 우선 있다”라는 말이 지배하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에 더해서 좀더 개인으로 내려가면 웹2.0이 추구하는 4가지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 직장인 특강에서 직장 커뮤니케이션의 4가지 컨셉으로 제시된 경청, 관찰, 표현, 공감이 그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의도적인 해석과 평가를 경계한 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자유롭게 표현을 하고, 존중을 바탕에 둔 공감을 말한다.

과연 지금의 운동 방식이 경청, 관찰, 표현, 공감을 1단계로 하여 참여, 공유, 개방의 2단계로 나아가고 있는가? 광활한 벌판에 널부러진 사람들이 각기 개인으로서 존재하지만 사실은 서로 공유하는 가치로서 네트워킹하고 있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가? .. 그래서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변화는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웹이라는 공간에서의 메시지는 화려한 경력이나 언사로 전달되지 않는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람의 숫자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링크와 커뮤니케이션의 총합으로 평가된다.
지금 시대에서 진정한 연대는 네트워크상에서의 관계의 범위, 링크의 수를 확장해나가나는 것이다.
진정한 촛불 정신은 100만이 모였다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100만이 모이게 만든 과정에 있었다.
정치를 하는 세력과의 연대 보다 필요한 것은 세력들이 공유해야 할 정치적 가치이다.
문제는 경제야!도 있고, 문제는 정치야!도 있지만…. 문제는 바로 우리다!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웹2.0과 촛불, 그리고 민주대연합론”에 대한 답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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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아요… 변화는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죠…. 각자가 조금씩 변화하였을때.. 세상은 변화를 하는거 같습니다.. 모두들 정치가 썩었다고 욕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가 뽑은 대표입니다.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겠죠… 그리고 선거에서 그들을 새롭게 만들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가 보면.. 세상은 변할 것이고.. 우리가 원하던 미래를 얻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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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방식에 주목합니다. 내용은 사실 20여년 전부터 나왔던 내용들이거든요. 다들 변화를 이야기하고, 지금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기 때문에… 양자가 잘 조화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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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개혁을 외치면서도 수뇌부는 보수라고 할까요? 좀 안좋은 표현을 빌리자면 머리가 굳었다고 해야겠군요…변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재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크기만 키워서 결국 모든 행동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원래의 의지나 목적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결국 바뀌어야하는건 사회전체의 분위기, 틀이고 이것이 바뀌려면 시민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회가 바뀌어야한다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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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보, 개혁이라는게 사실 상대적인 개념이기도 하죠. 어느 하나의 정책이 진보라고 그 조직이나 개인을 진보라고 평가하지는 않으니까요. 크기도 좋지만 그런 세력 내에서의 정치키우기에 집중할 경우 실제 국민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진다고 보여집니다.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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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잘 읽었습니다. 저도 그 소식듣고 “또야~”하는 반감이 우선 들더라구요.
    “따로, 또 함께”가 각각 있어야지, “또 함께”라는 대의명분속에 말씀하신
    문제점들이 묻혀버리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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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말은 쉽습니다만, 따로 또 함께..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또 함께 했지만 벌써부터 어긋나고 있는게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주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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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진정한 촛불 정신은 100만이 모였다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100만이 모이게 만든 과정에 있었다.’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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