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초록당사람들과 서면 인터뷰한 내용이다. 당시 초록당사람들은 블로그의 글들을 모아놓은 메타블로그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메타블로그를 활성화는 데 가장 큰 관건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활성화 전략을 설명해주세요.
메타 블로그 사이트는 인터넷 공간에서의 다양한 블로그 글들을 한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성격의 사이트를 말합니다. 인터넷의 기본 속성인 링크의 원리를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타 블로그에는 이슈와 메시지가 소통되는 미디어적 기능이 있으면서 동시에 블로거들 사이의 커뮤니티 기능도 있는데요. 모든 인터넷 미디어와 커뮤니티가 잘 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콘텐츠입니다. 얼마나 매력적인 콘텐츠가 그 서비스 안에 담겨져 있느냐가 활성화의 여부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흩어져 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잘 분류하여 서로 관련이 있는 내용들끼리 연결시키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 근간에는 콘텐츠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단체 메타블로그(www.koreageens.org)를 통해 회원들이 블로그 가입을 많이하고, 포스팅을 자주하여 살아 숨쉬는 홈페이지가 되길 바랍니다. 현재로선 블로그를 가졌거나, 활발한 포스팅을 하는 회원들이 상당히 적습니다. 그리고 주제, 이슈, 시사글이 적습니다. 블로그 가입을 유도하고 적극적으로 주제가 있는 포스팅을 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운영하시는 메타블로그의 컨셉을 확실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록당 사람들이라는, 장기적으로 녹색당을 준비하는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적 기능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지, 초록당 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인 생태, 젠더, 평화, 대안적 삶, 대안경제 등이 이슈화되고 이러한 이슈가 서로 소통됨으로써 미디어적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 말입니다.
전자(커뮤니티)의 컨셉이라면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메타블로그에 등록된 사람들간의 소통에 중심을 두면 되지만 후자(미디어)의 컨셉이라고 하면 초록당 사람들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지향하는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블로거들의 이야기가 원활하게 소통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즉, 메타블로그의 슬로건을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면 <초록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메타블로그>로 할 것인지, <초록이야기가 소통되는 메타블로그>로 할 것인지의 문제이겠지요. 물론 두가지 모두가 잘 겹한된 상태가 가장 훌륭한 모델이겠지만 초기에는 어떤 컨셉으로 지향점을 삼느냐에 따라 홍보를 포함한 홈페이지 운영 전략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록당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말씀하신대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회원들이 가장 적다는 것은 곧 앞서 말씀드린대로 콘텐츠의 부족을 의미합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는 마음 속에 존재하는 콘텐츠는 무용지물입니다. 저 사람은 어떤 생각이 밖으로 드러날 때 관계가 형성이 되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침묵은 아무것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 언론플레이나 논평 등과 같이 – 내 이야기를 스스로 하는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곧 초록당 사람들이 지향하는 바도 초록정치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사람들 사이에 스며들고, 그러한 콘텐츠를 통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그 연결의 힘이 곧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발전되는 것 아닐까요? 우선은 초록당 사람들의 사무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사람이 아니라 초록당 사람들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팀블로그를 하나 운영해보는 것도 방법이구요.
메타블로그를 통해 저희랑 비슷한 성격을 가진 단체와 교류하고 소통해보려는 데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까요?
교류하고 소통한다는 것은 쉬워보이면서도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결국 온라인 상에서의 교류와 소통이라고 하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 만나는 일인데 그게 메타 블로그를 하나 개설해놨다고 절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사람과 단체를 서로 만나게 해주는 것은 IT기술이 해줄 수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통하게 하는 것은 IT기술이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메타 블로그에서 비슷한 성격의 단체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내가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통은 마음을 열고 누군가가 말을 먼저 건네야 시작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메타블로그라는 플랫폼을 만듬과 동시에 직접 블로그를 통해 초록당 사람들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먼너 말을 건네고, 이미 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블로그에 가서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건네시는 것부터 시작하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단체는 썩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운영중인 오프라인 소모임으로, 독서모임, 실천단, 에코페미니즘, 초록장터, 인터넷녹색당까페 등이 있습니다. 이 오프라인모임을 메타블로그상에서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오프라인 모임이 메타블로그로 들어오려면 당연히 블로그가 있거나 RSS가 기원되는 게시판 혹은 카페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각 오프라인 모임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뭐라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만 만약 오프라인 모임이 온라인 상에서 소통하는 공간이 모두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선은 그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게 우선이겠죠.
메타 블로그는 사람과 콘텐츠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구실을 할 뿐입니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은 각 블로그 공간이고 개별 콘텐츠들입니다. 이건 여러 가지 방안 중의 하나입니다만 초록당 사람들과 연관된 각 오프라인 모임들이 모여서 블로그 전략 혹은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소통전략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시면 어떨까요?
저희 단체는 초록정치운동을 통해 장차 창당을(예: 녹색당)준비하려는 곳입니다. 일반시민들에게도 저희단체를 알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방문자수를 증가시키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대로 <초록당 사람들>이 초록정치운동을 통해 창당을 준비하는 곳이라면 분명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을 것입니다. 메타 블로그가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메타 블로그만으로 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초록당 사람들>만의 블로그를 먼저 만드시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곳을 통해 초록당 사람들만으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만약 <초록당 사람들>의 지향점이 생태와 자치, 대안적 경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서로 소통하게 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면 메타 블로그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 옳겠지만 뚜렷한 단체의 지향점이 있고, 이 지향점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면 <초록당 사람들>만의 블로그가 있어야하겠죠. 블로그들과 대화하고, 콘텐츠(메시지)를 생산하는 곳이 <초록당 사람들>의 블로그라면 비슷한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곳은 <초록당 사람들>메타블로그일 것입니다. <초록당 사람들>블로그를 통해 지금 자체적으로 개설한 메타블로그 사이트가 아닌 이미 현존하는 다양한 메타 블로그 사이트에 등록하고 그곳에서 하나의 블로그로 우선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비회원에게는 허가제로 블로그등록을 개방하려고 합니다. 내부회원들의 블로그보다 비회원들, 특히 파워블로그를 등록시켜 저희홈페이지를 홍보하는 방법이 저희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비회원 파워블로그들이 활발히 활동할 때 저희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은?
파워블로거라고 하더라도 초록당 사람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제를 쓰는 블로거라면 소용없을 것입니다. 보통의 파워블로거는 IT와 정치, 문화쪽에 많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선은 생태, 자치, 젠더, 자립, 대안 경제, 대안적 삶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들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구요. 파워블로거가 <초록당 사람들>의 메타블로그에 등록해놓았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곳에서 그 사람의 글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통해서 볼 경로는 이미 많다는 것입니다. 즉, 파워블로거가 이곳에 등록하는 것과 메타 사이트가 활성화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설령 <초록당 사람들> 메타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더라도 <초록당 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를 홍보해서 우리 홈페이지로 찾아오게 한다는 전략을 쓰기 이전에 내가 먼저 대중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이야기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는 <초록당 사람들>이 메타블로그 플랫폼을 운영하는 서비스 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홈페이지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홈페이지도 마찬가지이지만 블로그는 꾸준함이 생명입니다. 꾸준한 포스팅을 할 때 정기적인 방문자가 생기고, RSS Feed를 구독하는 독자가 생기고, 사람들과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한 두달 운영해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1년 이상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야 힘이 생길 것입니다. 홈페이지를 개통한 이후에 기다리지 말고 사람들을 찾아나서기를 바라고, <초록당 사람들>의 메타 블로그가 대안적 가치가 소통되는 소중한 공간으로 발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