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지났습니다.
검정색 옷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불행히도 바지는 검정색이 없더군요.
그렇다고 생전 안입는 검은색 양복을 챙겨입자니 허리가 절단날 것 같고…(운동!!!!!)
검정색과 비스무레한 진한 밤색 바지를 챙겨입고 왔습니다.
버스정류장에 두명의 아가씨가 서있던데 둘다 검정색 옷을 입고 있더군요.
버스를 타니 이곳저곳 검정색 옷이? 오호….. (원래 검정색을 좋아하시나봅니다. 아니면 진짜 의도적일 수도)
유난히 검은색 옷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더란 말씀입니다.
그냥 마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지운다. 너를”
그런데 한 사람의 문제는 아니라는게 문제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무리 좋은 권력라 하더라도 독재를 하면 나쁜 것이 그건 한 사람의 독재가 아니라 한 세력의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입니다. 권력에 빌붙어 떡고물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에 “개국공신 20명에게 MB 1년을 물었더니…” 이런걸 내놓았더군요.
지금이 무슨 고려시대, 조선시대도 아니고…
하긴 조선일보가 보기에는 2008년은 왕조를 새로 세운거나 다름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요.
표를 보면 이명박 측근 – 개국공신은 무슨!!! – 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걸 통해 느낀건 이건 이명박 한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세력의 문제이지요.
뿌리가 깊습니다.
부족한 점을 꼽으랬더니
홍보 부족,
촛불에 밀려 6개월 허비,
과거세력 저항대응 실패,
법치흔들리는 것 막지 못해,
가장 압권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진단입니다.
“촛불에 밀린 것처럼 보인 것”이 부족했던 점이랍니다.
(사실 밀리지 않았는데 인터넷과 방송 때문에 밀린 것처럼 보였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미래가 암울하죠…?
특히 미디어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오늘자로 그를 머리 속에서 지우려고 합니다.
(싸울 때는 싸워야 하겠지만 이건 그와의 싸움이 아닙니다. 그까짓것하고..)
애정도, 미움도.. 지웁니다.
그의 추종 세력 – 아니 사실은 그를 내세워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는 – 의
뿌리를 잘라버리자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그들과 똑같은 사고방식입니다.)
우리의 뿌리를 튼튼히하여 우리가 잘 자라면 됩니다.
그들도 옆에서 자라겠지만
우리가 더 많은 산소를 내품고, 세상을 더 푸르게 하는 나무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도 그냥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게는 해야지요..
우리가 이 시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그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뿌리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당장 그가 힘에 밀려 정책을 바꾼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이 기운을 서로 잘 엮어내는게 필요합니다.
권력을 바꿔서 내 삶을 바꾸는 운동 보다는
우리가 자립하고, 자치하고, 자결할 수 있도록
한명 한명이 권력이 되는 운동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ps> 이런 글은 어떠신지?
시민저항의 불꽃에 뿌리를 달자
<ps> 뒤늦게 발견한 뉴스거리.. 코메디야, 코메디…….
뉴라이트, 후원금 안낸 대기업 명단 공개
“지운다 너를, 그리고… – MB 1년을 맞아”에 대한 2 댓글
결국 2월 25일이 지났습니다. 꼬박 4년 남았네요. 어제 입었던 검은 옷처럼 마음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MB 취임 1년이 조용히 지나갈 듯 싶더니,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 법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취임 축하연 없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는지, 또 한번 큰 사고를 치네요. 어제와 같은 일이 앞으로도 쭉 4년간 계속 될텐데… 정말 정신 바짝차리고 힘내야 할 거 같습니다. ㅠ.ㅠ MB 취임 1년을 맞이하여 항의의 의미를..
오늘은 검은 옷을 입는 프로젝트 MB블랙25의 날입니다. 주변에 검은 옷을 입은 분이 계시면 그 분도 동참하고 계신지 모릅니다. 국민들이 정부의 바르지 못한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이 고작 검은 색 옷을 입는 퍼포먼스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못내 슬프고 황망한 것이지만, 그나마 국민들이 무슨 옷을 입듯 상관하고 있지 않으니, 참 행복하다고 눈물을 흘려야 할까. 소통의 부제 블랙 투쟁, 이런 방식으로 국민들이 의사를 전달해야하는 상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