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교육은 어떻게 하냐?라는 질문에 대해

오래 전에 본 영상 하나가 떠오른다.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지식채널e.

영상을 보고 막막한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초등학생이 자살을 생각하고,
가장 큰 두려움이 시험점수이고,
가족은 자기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만 기억해주고,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니…

http://flvs.daum.net/flvPlayer.swf?vid=-MtpvmlgP4I$

오래 전에 본 위 영상을 떠올리게 된 것은 오늘 읽은 글 하나 때문이다.
지난주 분당에서 고등학생 2학년 한명이 투신했단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거야..
이런 이야기를 볼 때 가슴이 제일 답답하다…

애들 죽이는 교육 누구 책임인가요?

내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종종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애들 교육은 어떻게 하려고?”

서울에서 첫째 아이를 낳고 2년, 교육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때,
아이 때문이 아니라 나와 우리 아내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도시를 떠났는데
(난 여전히 도시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젋은 나이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온걸 후회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불편한 점들은 있지만.

그리고 어느덧 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3년간은 전교생이 100여명 되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지금은 전교생이 20명에 불과한 시골 초등학교의 분교에서,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

과외나 학원은?

아이가 재미있어하는거 같아서 피아노학원이나 미술학원을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생각한다고 안되는게 또 시골이다. 근처에 학원이 있어야 보내던 말든 하지…..
유일한 과외였다면 미대를 졸업하고 시골에 살고 있었던 친한 동네 누님에게
동네 세명의 아이를 묶어서 일주일에 한차례 미술 수업을 부탁했던 것이 전부였던거 같다.

지금은?

얼마 전에 큰 애는 수학이 별로 자신이 없다고,
작은 아이는 수학이 재미있다고 하면서 수학문제집을 사달라고 했나보다.
엄마가 문제집을 사주고… 얼마나 진도가 나갔는지, 모르는게 뭔지 묻지 않는다.
그냥 내가 “재미있냐?”라는 한마디를 건네면…
큰 애는 “뭐.. 그닥”.. 작은 애는 “응”.. 그게 전부다.

큰 애는 자신감이 없어서 수학문제를 들고 와서 물어보는데…
이것저것 설명해주면서 “이렇게 했을때 답을 뭘까?”를 물어봤더니
자신이 생각한게 혹시 틀릴까봐 주저주저한다.
이럴 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틀려도 괜찮아.. 아니면 다른 답을 찾으면 되는거야..
학교에서 시험 볼때도 괜히 걱정하지마.. 틀렸으면 나중에 알면 되는거니까..”

아이는 그냥 살짝 웃으면서 제 방으로 간다.

지금도 가끔 걱정스럽게 묻는다.
부모님이, 친구들이, 선배들이…

“애들 교육은?

난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애들 교육이 뭐.. 학교 보내고 있는데..”

이 질문에는 몇가지 애정어린 의미가 담겨 있다.
지금은 좋을지 모르지만 중학교는 어떻게 하냐는 의미가 하나고,
결국 시골에서 공부 아무리 잘해봐야 못따라가니까 미리 준비시키라는 의미가 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첫째 아이가 이제 4학년이 되니까.. 뭐 내년 말쯤에는 중학교를 생각하겠지.
딱히 공교육을 신뢰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사교육으로 대체하고 싶지도 않은데…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봐야지. 아이의 생각도 있을거고…

누구는 회피한다고도 이야기한다. 언제까지 회피하고 살 수 있겠냐고..
난 결과적으로 보니 지금의 교육시장에서 회피하는거 맞는거 같다.
그리고 되도록 이런 경쟁시스템에서는 회피하고 싶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도 그런걸 권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는..
그것은 회피가 아니라 적극적 선택이 될 것이다…

종종 가보는 김규항의 블로그에서 어제 이런 글을 봤다.

“이상한 건 한국의 부모들은 공부도 적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 여기에서 공부는 물론 국수사과니 영어니
하는 학과공부를 말합니다. 우리 애는 운동은 영 소질이 없어라는 말은 해도 공부는 영 소질이 없어라는 말은 죽어도 하지 않죠.
그래서 다들 하는 말이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해요, 입니다. 아이가 공부에 소질이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에 소질이 없다는 건 뒤집어 말하면 공부가 아닌 다른 데 소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해서 2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2류 인생을 만드는 건 바로 부모들입니다. 공부가 적성이 아닌 아이를 억지로 족쳐서
이도저도 아닌 스무살 짜리를 만들어놓고야 마는 우리들 말입니다. (강의에서)

그리고 또…이런 취지의 말도 본거 같은데…(찾아보니 없다.)

“아이에게 미래의 행복을 주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지금의 행복이 필요하다.”

내가 지금 아이들에게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

읽고 싶어하는 책은 마음껏 볼 수 있도록 사주는 것,
공부에 대해서는 물어보는 것 외에는 관심 끊는 것,
언제든 뛰어놀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

TV를 올해부터 없앴는데..(유선을 끊은거지..)
아이들도 별로 신경안쓰는 듯 하니 고맙고,
컴퓨터 하고 싶다고 부탁하는 것도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니 고맙고,
도시 나가 살자고 안해서 또 고맙다…

잘하고 있는거겠지?
관심과 걱정을 억누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애들 교육은 어떻게 하냐?라는 질문에 대해”에 대한 답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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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농우령고개
  2. 아직 아이가 없어서 고민이 깊지 않지만, 늘 다짐하는 건 절대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지 않겠다는 것.
    물고기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그말… 가슴이 먹먹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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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원도 학원 나름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잘하는 학원들을 다녕야 한다는게 참.. 도시에서는 더 어렵겠지만 그 다짐 꼭 지키기 위해 노력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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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랙백하나 던지고 갑니다. 이런 아이들과 사는 이런 부모들…네트워크라도 만들어지면 참 좋겠어요…저는 그저 이런 저런 생각보다 ‘아이가 원하는대로’ 살게해주자..이런거 뿐이지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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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들이 원하는게 뭔지를 알기 전에 무작정 정해진 것부터 해야 한다는게 안타까운거겠죠….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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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이들이 이런 좋은 아버지를 두어 정말 부럽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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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은 별로 좋은 아빠는 못됩니다. 관심이 좀 없을 뿐인데… ^^ 그게 결과적으로 좋은거라면 정말 다행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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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우선 적성을 찾는게 제일 중요하구요…
    읽고싶은책 마음껏 읽게 해주는것, 애들 공부에 집착(?)하지 않는것, 놀수있는 여건 마련해주는것.
    이정도면 적성찾고 잘 자라는데 충분한 도움이 됩니다ㅎ 저희 부모님께선 세번째것은 맘껏못하게 해주셔서 잘 모르겠지만..
    앞의 두가지만 지켜주셔도 공부(‘학교공부’를 말합니다) 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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