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가 곧 정치 세력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블로그의 가치는 “내가 곧 스스로 미디어다”라는 말에 모든게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전통 미디어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든지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무기가 손에 쥐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다. 또 시민운동도 더 이상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지 말자고 했다. 그것을 시민들이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제 대변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중동과 같은 보수 언론과 더불어 정치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진보를 가로막고 있다. 정치는 더 이상 국민의 이해를 대변해주지 않는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좋은 정당을 기다리고, 좋은 정치인을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기대의 한줌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극히 소수의 제대로 된 정치인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일상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의 정치는 자치와 분권의 가치가 실현되는 현장이 아니라 토호세력들과 개발주의자들의 별천지가 되었다.

우리 스스로가 곧 새로운 정치 세력이다.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기다리면 우리가 기대하는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부정적이다. 단순히 기다리고 지지해주는 것만으로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 정치 또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정당과 정치인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곧 정치세력”임을 선언할 때가 되었다. 기다리는 정치, 대변해주기를 바라는 정치를 버리고 직접 우리가 정치를 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정치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우리 시대에는 가능하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를 위해서 최소한의 토대는 닦아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는 있다. 지금 당장 가능성이 있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이 그렇게 가야하는게 맞다면 결국 그 방향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하고 움직여야 한다. 역사는 움직이는 자의 몫이다. 물론 지금의 정치 권력을 포함한 기득권층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득권층이 원하지 않는 방향이 역사의 올바른 길임을 믿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가, 모든 시민단체가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정치 문화와 정당 체제를 새롭게 재편하는데 힘을 보태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기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획의 방향은 앞서 말한대로 시민 모두가 직접 정치의 영역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 정치 세력의 구성과 운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정치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풀뿌리 정치와 만나야 하는 이유
 
2010년 지방선거가 있고,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수구보수세력을 제외한 현존하는 모든 정치 세력이 각개약진하면서 연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실의 정치를 무시하고 마냥 꿈을 쫓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정치 세력의 기준은 무엇인가? 바로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길을 폭넓게 열어주는 세력과 연대하여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무엇이 시민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가? 인터넷이라는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대의민주주의의 출발은 모두가 한 곳에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대의민주주의가 아니고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시대, 전통 미디어가 아니고서는 정보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시대,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은행에 가지 않고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돈거래를 하고, 인터넷으로 학교에 가고,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고 인터넷에서 일상 생활의 모든게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왜 정치 영역에서 그것이 불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돈거래도 인터넷으로 하는 시대에 왜 정치적 투표행위와 국민에 의한 입법행위, 정책 결정행위를 인터넷으로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우려할만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해나가는데 힘을 쏟으면 된다. 정치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유일하게 정치 영역에서 인터넷으로 인한 변화의 씨앗들이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것은 의도적으로 그것을 거부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시민운동이 해야 할 일 중의 하나가 사람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벽을 제거하고, 그것을 거부하는 세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치라는 영역에서 시민운동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방해하는 장벽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 장벽들을 대신하여 새로운 정치적 소통의 라인을 구축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투명한 정치, 부패없는 정치, 제대로 된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 십여년 이상 시민단체가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방향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정치권을 평가하는 시민운동이 아니라 정치영역에서의 직접 참여를 촉짆는 운동으로.

그러한 장벽을 제거함과 동시에 직접 정치를 해야 한다. 직접 정치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은 여의도에 입성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풀뿌리 운동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정치에 참여할 것인가? 지구상의 모든 국민에게 거부할 수 없는 국가라는 틀이 있고,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가 있고,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지방자치정부가 있다. 두가지의 정치참여의 장이 있다. 그것 중 하나는 여의도로 대표되는 중앙 정치이고, 또 하나는 지방자치라는 말로 이야기되는 풀뿌리정치이다. 풀뿌리 운동의 튼튼한 지역적 기반과 서로 간의 네트워크의 힘이 곧 정치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 역할을 누가할 것인가? 바로 우리다.

(6) 우리가 곧 정치 세력이다.”에 대한 답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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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심히 글 올리고 있군.
    몇 달만에 내 블로그 들어왔다..들렀다.

  2. ‘좋은 정치 씨앗들’에서 보던 글들과 느낌이 비슷하네요.
    강렬한 문체가 인상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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