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민주주의


직접행동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에이프릴 카터 (교양인,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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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샀지만 꺼내보지 못했던 <직접행동 – 21세기 민주주의 거인과 싸우다>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에이프릴 카터가 쓰고 성공회대 조효제 교수가 번역한 이 책은 직접행동, 달리 표현하면 사회운동에 관한 이론적 근거들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서론격에 해당되는 글을 읽으면서 주목한 구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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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행동에 이러저러한 위험이 따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게 치면 모든 열성적 신념행위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민주주의는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많고 적고의 문제이며 존 듀이의 말처럼 민주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행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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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기서의 직접행동은 비폭력 행동주의를 말하는데요. 이러한 직접행동을 꼭 사회운동가만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결핍되었을 때 꼭 정치적 현장이 아니더라도 직장에서,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직접행동할 계기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때문에 운동의 내용과 방식에 대해 비판하고 토론할 수는 있을지언정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서까지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운동을 부정하면서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만 집단적 목소리를 내는 보수우익들의 오래된 습성은 배우지 말아야지요.

또 하나, 정치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실제 조직에서 – 기업이든 정부조직이든 비영리기관이든 – 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대해 몸소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성숙의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 사이의 관계 속에서의 관용과 배려, 다양성의 인정과 창의적 생각이 발현될 수 있는 물적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때문에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지시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 이런 면에서 본다면 아이들에게 대하는 저의 태도도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만 – 부하직원에게 넘겨도 될 권한을 자기 손 안에 꽉 쥐고 있거나 사람을 오직 일을 잘 하느냐 마느냐의 효율로만 따지면서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인다면 그 사람에게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상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내 삶과 사람,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민주주의는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많고 적고의 문제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민주주의를 공허하게 외치기 전에 내 직장에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가정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천하고 훈련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비민주적인 사람이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시대를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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