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들이 더 나은 행동을 하기를 원합니다. 특히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욕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당신이 하는 행동은 사실 나쁜(?) 행동이었다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불편한 진실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걷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합니다. 건강에도 좋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이동 수단을 쓰지 않고 순전히 두발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걷자고 주장합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자는 것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더 나은 행동의 모델 중 하나입니다.
지하철 계단 옆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경고문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출퇴근 시간에만 운행합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고문이 없다면 우리는 거의 대부분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합니다. 의도적으로 더 나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인식하지 않는다면 습관대로 발은 에스컬레이터로 향합니다. 계단은 불편하고 다리도 아프다는 단순한 생각이 건강과 환경이라는 이성적 판단을 짓누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rest515님께 영상 하나를 소개해주었습니다.
Volkswagen에서 한 실험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는 것보다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생각해낸 아이디어입니다. The Fun Theory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이 영상은 계단에 피아노 건반 모양을 입히고, 그것을 밟을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나게 조치를 합니다. 아무런 경고문도 없지만 사람들은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재미를 느끼게 한다는 것은 진실을 알게 하는 것보다, 경고문을 뼈속 깊숙히 집어넣는 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가 아닌 자발성을 필요로 한다면 재미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는데 공감이 갑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도 “재미있게” 하자고 하면 그 “재미”를 단순히 의미없는 웃음이나 단순한 유희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깊은 공감이고, 발상의 전환입니다. 이 정도의 재미라면 사람들을 충분히 매력적이네요.
(왜 Volkswagen이 이런 일을 할까?…. 아무래도 Mashable에 올라온대로 바이럴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은 행동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에 하나의 답글
사람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행동하게 되는가? 소리가 나는 계단이 흥미로와도 귀찮아지고 피곤하면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갈 것 같은데.. 운동이 강제성이 아닌 자발성을 띠게 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자발성이 지속되게 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재미가 있어야 할 거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마다 느끼는 재미의 종류와 질이 다르다는 것? 사람은 언제 재미를 느낄까? 아주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이 글과 영상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