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행사 준비로 2010년을 새해를 시작하다

2009년 마지막 날에 동네에서 일출제 준비 겸 송년회를 한다고 해서 마을 회관에 나갔습니다. 시골의 행사준비라는 것이 대부분 그렇듯이 먹고 마시고 놀면서 준비를 하는 것인지라 3시에 가서 돼지고기를 굽고, 소주 몇잔 하고 저녁쯤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기 전에 청년회장이 조용히 부르더니 내일 아침에 거문오름 정상에서 일출제를 지내야 하는데 그걸 준비하는걸 도와줄 수 있겠냐고 하더라구요.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거문오름 탐방소로 오라고 하는데 솔직한 마음으로는 느긋하게 자고 싶었지만 아침 잠이 많아서 힘들다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그 새벽녘에 약속이 있다고 할 수도 없으니 그러마고 하였습니다.


1월 1일, 5시 30분에 일어나서 거문오름 탐방소로 향합니다. 계속 내린 눈으로 뒤덮힌 하얀길 위를 걷습니다. 일출제에 필요한 각종 음식들과 상, 돗자리를 들고 거문오름 정상에 오릅니다. (사실 정상까지는 20여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둠 속에서 일출제 음식을 준비하고 거문오름에서 일출을 보려고 오는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정확히 7시 37분에 해가 뜬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해는 구름에 가려 모습을 좀체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점점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을 기분좋게 맞이합니다. 태어나서 생전 처음으로 1월 1일 아침에 밖에서 일출을 맞이해보기는 처음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힘들긴 했지만 그런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해합니다.


일출제가 끝나고 모인 사람들이 만세 삼창을 외칩니다. 무엇을 위한 만세 삼창인줄은 모르겠으나 다들 속으로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마을을 위해, 사회를 위해… 2010년에는 작년보다 좀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면서 만세를 외쳤겠지요. 2009년에 일어났던 어이없는 일들, 슬픈 일들, 분노를 자극하는 일들이 다시는 안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다시 짐을 챙겨들고 거문오름 입구로 내려옵니다. 황량한 들판, 이른 아침의 파란 하늘이 왠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2010년은 모두에게 따뜻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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