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가위로 잘라버리다.

돌이켜보니 첫사회생활을 하고 받았던 월급을 우체국에 가서 통장과 출금표를 내밀고 돈을 찾아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사람들이 그랬지요. 카드 하나 만들어서 편하게 찾지 왜 번거로운 일을 사서하냐고요. 그래도 무슨 고집이었는지 한동안 그렇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현금이 지갑에 없으면 없는대로 살고, 차비가 없으면 그냥 걸어가고…

결혼을 하면서 직불카드라는 것을 만들어 썼던 것 같습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은행에 갈 수도 없었고, 통장은 지갑 속에 넣고 다니기엔 너무 부피가 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래도 돈이 없으면 근처의 현금인출기에서 찾는 편리함은 얻었지만 모든 결재는 현금으로만 해결을 했습니다. 외식을 하거나 쇼핑을 해도 지갑 속에 있는 현금액수 내에서만 지출을 했었고, 온라인 쇼핑을 해도 항상 계좌이체만을 했었죠.

수년 전쯤 내 손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라는 것이 쥐어졌습니다. 은행에 마이너스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신용카드를 만들면 대출을 해주겠다는 압박에 만들어놓고 안쓰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놓고 안쓰게 되나요? 편리한데 계속 쓰게 되죠. 그렇게 몇년을 신용카드를 써왔는데 생각해보니 그 편리함은 일종의 망각효과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내 수중에 얼마가 있는지 잊어버리고, 다음달에 얼마가 나에게 청구될지도 모르게 하는…

 

신용카드로 인해 소비는 편리해졌으나 삶은 풍요롭지 않았습니다. 술값 내는 횟수는 많아졌으나 몸은 망가졌습니다. 이번달에는 기분
좋지만 다음달에는 후회했습니다. 금융권의 신용도는 올라갔을지 모르지만 내 스스로가 파악한 신용도는 낮아졌습니다.

외상으로 끊임없이 지출을 하게 만들면서도 신용도가 높아졌다며 시시때때로 한도금액 올려주겠다는 금융기관의 사탕발림을 이제 거부하려고 합니다. 닥치지 않는 경우의 수를 따져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음만 먹었지 실천하지 못했던 일, 오늘부로 신용카드를 잘라버렸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유혹에 대비하여 블로그에 기록해둡니다.

신용카드를 가위로 잘라버리다.”에 대한 답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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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년전 출산을 앞두고 재무설계 받을때 가장먼저 한일이 신용카드 버리고 직불카드 쓰는 일이었는데….오히려 카드명세서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지라구요 불편한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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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지금으로부터 한 6년전인가 카드를 좀많히 썻습니다 그래서 3800만원 이라는 거금의 빛에 시달렸죠 그리고 그정도 쓰고나니 갑을능력도안돼고 죽으려고까지했습니다 근대 제가생각하기앤 죽는것보다 차리리 갑아버리자 하고 갑았습니다. 한 3년반정도의 걸쳐서 다갑고 그리고 카드는 안 만들고 살겠다고 생각햇습니다. 근데살다보면그게돼나요 ^^ 지금은 결혼하고 금전관련에는 제가관리합니다 아무래도 돈도써본넘이잘쓴다고 밥도먹어본넘이 잘먹는다고 해서 제가 금전문제는 제가직접집에서 제가합니다 그래서 가계부를 제가 쓰고 있습니다. 그런대 살다보니 현찰만들고다닐수없어서 또카드를 한 2개정도만들어서 쓰고 다녀요. 그런데 예전 과 지금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계부를 안쓰고다니고 대책없이 돈을쓴좀쓰고 술도자주먹고 또 월급이상의 돈을 쓴점. 지금은 알뜰살뜰 제가 생각하는 기준치를 안 넘기고 카드를 쓴다는점 그리고 가계부를 쓴다는점 또 예전과다르게 술을 안먹는다는점 그러게하니깐 돈이 거의 안써지더라구요 제중요한건 가계부 쓰고 그리고 틈틈이 인터넷으로 고지서 확인 그러게하니깐 오히려 저같은경우에는 돈을 모으게돼더라구요 ^^ 빛도안지게돼고 돈도잘융동이돼고 쪼달리지안고 ^^돈도 쓸만큼써지더라구요….꼭카드가있더라도 나쁜것은아니에여 다……자기관리가 중요한것같아요 자기컨트롤 잘해야 돈도모으고 낭비줄이고 이러게해야 카드쓸자격이있는것같습니다.

    추신 : 카드도 잘쓰면 모엇보다좋은 약이돼고 못쓰면 약보다못한 독이돼어 돌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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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면이야 좋겠지만 그게 안될거 같으니 잘라버리는거겠죠.^^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테구요.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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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말 물리적으로 잘라버리셨네요..?ㅎ 저는 신용카드에 현금카드기능을 넣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잔고만 그때그때 확인하면 소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알겠더라고요.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돈을 쉽게 쉽게 쓰게 되니까 씀씀이가 헤퍼지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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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요한건 제 수중에 지금 있는게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된다는겁니다. 특히나 꼼꼼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쥐약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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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맞아요.없어도 살았는데.. 마이너스통장도 한번만드니 헤어나오질 못하네요. 아는 누구도 와이프몰래 술값,카드로 야금야금 몇천, 몇년째 갚고있네요. 카드가 없었으면 그런일이 없었을텐데말예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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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그 정도는 아니긴 했습니다만.. ^^ 카드가 없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또 그런 일이 생길테지만 가능성을 줄이는 선에서 일단 타협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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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정말 잘 하심.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지금은 참 편해요.. 돈 아까운 줄도 알고 말이죠.. 잘 하신 겁니다.. 은행 그놈들 말 믿지 마세요.. 은행 제놈들의 가장 신용이 없는 놈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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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행이 신용없다는 말.. 맞는 말인거 같습니다. IMF 때 공적자금 받아서 겨우 살아난 금융기관들이 수익이 좀 좋아지니 본인들이 잘해서 그런줄 압니다. 부실해지면 또 정부에 손벌리고요. 아무래도 금융소비자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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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특히나 저 현대카드 진짜 괴씸하기 짝이 없는카드.

    포인트 몰은 어찌나 고객기만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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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도 카드때문에 이렇게 힘들어질줄 몰랐어여;;언능 카드 정리하고 다시 예전과 같은 삶을 살려구여~
    매번 월급을 카드값으로 고스란히 …
    이젠 저축으로 고스란히 하고 싶어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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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그러면 체크카드를 쓰세요..ㅋㅋ
    직불보다 편하고…신용카드보다 맘 놓이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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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체크카드 하나는 남겨둡니다. ^^(사실 이것도 신용카드이긴 한데… 직불카드처럼 통장에 있는 잔액만큼만 소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듯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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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저도 몇달전에 퇴직금 중간정산한걸로 카드빚 갚고 안 쓰려다가 주유 할인 때문에 가지고 있었는데 지갑에 있으니까 다른데도 쓰게 되더라구요 ㅠㅠ 얼마 안 될때 얼른 갚아 버리고 잘라 버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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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은행직원들의 숱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카드 없이 잘 살고있습니다. 없어도 체크카드 쓰니까 편해요 ㅋ 월급받으면 카드값 안나가고 고스란히 내돈이니 그것도 좋구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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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하드립니다. 유혹은 항상 있죠. 거의 한달에 한두번은 현금서비스 한도 높여준다거나 신용도 향상되어서 뭘 해준다거나 하는 전화를 받았던거 같습니다. 괜히 해줄리는 없을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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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제윤경 선생의 행복한 가계부 강연듣고 신용카드 안씁니다 체크카 쓴지는 벌써 2년 째.근데 통장에 돈이 한푼도 없을때에는 진짜 곤란하다는 ㅎㅎ 아이폰으로 남기는 댓글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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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체크카드가 좋아요~~ 단, 통장에는 그달의 용돈만 있는 기준이 있다면 더 고민하고 아낄 수 있답니다^^
    밤 12시가 되면 약 20 분정도 승인이 안되는 단점을 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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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핑백: minoci's me2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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