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 : 기존 관계망의 균열과 서비스라는 두가지 관점

# 소셜네트워크 = 사회관계망

1~2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라는 단어는 사실 꽤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말이다. 웹2.0이나 블로그처럼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다. 소셜네트워크를 굳이 한글로 풀어쓰면 “사회적 관계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사회과학계에서 자주 인용하는 개념 중 하나이다.

포털사이트의 전문정보검색에서 ‘사회관계망’을 검색해보면 ‘한국노인의 사회관계망과 건강상태와의 관계”라던가 “사족집단의 사회관계망과 촌락권 형성과정”, “여성 장애인의 사회관계망과 생활만족도에 관한 연구”처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중심 테마로 한 논문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관계를 꽤나 중시해온 사회이다. 학연, 지연, 혈연을 중심으로 견고하고 촘촘히 엮어져 있는 관계망은 일종의 권력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롭게 만들어진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지역) 내각이라는 말도 지연과 학연 – 거기에 특정 종교의 특정 기관을 포함하여 – 에 근거한 권력 나눠먹기의 비판으로 등장한 것이다.

# 지금의 소셜네트워크는 전통적 관계망에 균열을 일으키는 현상

4년 전이긴 하지만 KDI가 2006년에 조사한 사회적자본 실태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약 50.4%는 동창회에 가입해있고(학연),
종친회에는 22.0%(혈연), 향우회에는 16.8%(지연)가 가입해있었다. 사이버커뮤니티가 27.5%로
두번째로 많았으나 이는 젊은층에 집중된 현상이고,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의 가입 비율은 극히 적었다. 특히 향우회,
종친회, 동창회의 가입비율이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출처 : 경향신문 – 소득.학력 높을수록 ‘연줄관리’….’연줄청탁’은 줄어

이 통계는 4년 전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도 유효할 것이다. 즉, 우리 사회의 관계망이라는 것은 여전히 전통적인 사적 관계망에 근거하고 있다. 사적 관계망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면서 공적인 분야에서 비공식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그런데 특별히 새로운 개념도 아닌, 간단하게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무엇을 바꾸고 있는 것일까?

그 중 하나는 학연, 지연, 혈연과 같은 전통적인 사적 관계망이 주도한 힘의 관계가 인터넷의 네트워크적 속성에 의해 – 구체적으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 바뀌었다는 것은 아니다.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관계는 일종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발휘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집단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관계망 때문이다. 그 관계망 속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mc-50 map of FlickrLand: flickr's social network
mc-50 map of FlickrLand: flickr’s social network by GustavoG moved to http://23hq.com/GustavoG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지금까지 관계망을 통한 영향력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연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고 확대해놨다. 평범한 개인들은, 기존의 관계망과 관계없이 동떨어진 개인들은 그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학연, 지연, 혈연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의 현재 상태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과거 상태, 즉 출신성분에 기반한 관계망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중요한 것은 출신성분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웹2.0화되어가면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출신성분과 관계없이 쉽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관계망을 통해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기존의 사회관계망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누구든지 사회적 관계망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관계망에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고, 출신성분이 아니라 신뢰이다.

여전히 현재의 사회적 영향력은 전통적인 사적 관계망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온라인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인터넷세대 – 소셜네트워크 속에서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세대 – 는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사회의 중요한 세력을 커갈 것이다. (잠시 다른이야기를 하자면 때문에 이 소셜네트워크가 과거처럼 사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체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소셜네트워크가 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

지금의 소셜네트워크에 주목하는 것은 그것이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네트워크는 과거에도 분명 있었으나 그것이 대중적으로 서비스된 적은 없었다. (아이러브스쿨은 철저히 학연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였고, 미니홈피는 철저히 현실의 관계에 기반한 폐쇄적인 소셜네트워크였다)

지연, 학연, 혈연과 같은 전통적인 소셜네트워크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고, 술이 필요했고, 그들이 모일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했고, 무언가 서로 주고받을 떡고물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서비스가 이제는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된 상태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모든게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개방화된 소셜네트워크가 서비스된 적은 불과 2~3년에 불과하다. 그 이름과 모양은 달라질 것이지만 모바일은 보다 신속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촉진시켜줄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라는 것을 스쳐지나가는 인터넷 서비스의 한 종류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이 혁신되는 흐름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모든 운동은 한 사람의 동조자로부터 시작한다. 수많은 동조자들 사이의 관계에 내재된 힘이 폭발하여 세상을 변화시켜내는 것이 본래 운동이다. 그리고 그런 운동들은 기본적으로 신뢰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더이상 운동을 하는데 유효한 수단인가, 아닌가라는 관점을 넘어 이미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넘어가야 한다. 


<ps>
Asqara님께서 트위터를 통해 주신 의견 : 전통적인 사적관계망을 너무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것은 아닐까요. ‘과거상태와 출신성분에 기반한 관계망’이라는 관점은 현상을 너무 단순화 시킨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혈연 지연 등 사적관계망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 또한 바라볼필요가.. ///// 위에서 이야기한 사적 관계망은 공적인 영역에서 공론의 과정을 거쳐야 할 일들이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의미를 좁혀서 사용하였습니다.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일반적인 사적 관계망이 아닌 그런 면에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2010년 5월 24일에 작성한 글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 기존 관계망의 균열과 서비스라는 두가지 관점”에 대한 답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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