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때로는 과거의 것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옛것을 익히고 그걸을 통해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이전 학문을 연구하고, 현실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을 이해해야만 비로소 남의 스승이 될만한 자격이 있다는 꽤나 의미심장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째튼 현재는 바로 직전까지의 과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그 합이다. 과거를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가끔은 과거와 결별해야 할 때가 분명 있다. 과거를 안다는 것과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시민사회운동을 하는 분들과 미디어나 인터넷, IT와 같은 이야기를 나눌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과 지금 접한 새로운 방식을 어떻게 결합시킬까?”
라는 고민과 “이 새로운 방식이 단체 내에서 설득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의 표정….. 문제는 과거의 방식에 의존하는 일이 존재하고, 사실 그 일이 상당한 시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추가로”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점이다. 
새로운 방식 혹은 새로운 기술로 “대체” 혹은 “바꿔보려는 것”이 아니라 “추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때마다 우리가 그 방식을 우리 머리 속에 추가로 장착하려고 한다면 우리 머리는 한계 용량에 달해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이 투여되면 즉각적으로 똑같은 양 만큼을 바로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과정을 통해 버려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어떤 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직접 만나고, 전화하고, 문자 보내고, 팩스보내고, 메일보내고, 메신저보내고, 트위터로 DM을 보내고 하는 모든 과정을 다 하지 않고 가장 적절한 한두가지 방법을 택하듯이, 시민사회단체에서 대중을 상대로 미디어를 활용할 때는 지금 시기에 가장 적절한 방식 한두가지를 채택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적절한 방식”이 무엇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토론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방식을 이미 결정해놓고, 적절하지 않은 과거의 방식까지를 고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부담이 생긴다. 
적절한 방식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 모 정당에서 토론자를 섭외했는데 그 토론자가 막상 토론회 장소에 가보니 아무도 없더란다. 그래서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봤더니 며칠 전에 팩스로 토론회가 취소되었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못받았냐고 했단다. 이런!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지금 시기에 안맞는 아주 부적절한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지금은 성명서나 논평, 보도자료를 써서 언론사에 팩스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기자들의 이메일로 전송할 것이다. 팩스라는 것이 지금 시대에 적절한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기에 기자들에게 성명서와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보내서 우리 단체의 활동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식일까? 아니라는 것을 대부분  알것이다. 대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는게 가능해졌다면 그 방식을 채택하고 그 방식에 맞는 내용을 생산하는게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기자와 기관을 염두해두고 썼던 내용들을 단지 새로운 그릇에 담아서 대중들에게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단체의 블로그들이 홈페이지에 올려진 보도자료와 성명서의 펌질로 채워지고 있다. 오해하지 말자. 성명서와 보도자료는 이제 아무런 효용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중심에 놓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의 방법을 버리는 것이 더 필요할 때도 있다. 
버려야 할 것이라면 괜한 두려움을 갖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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