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언론재단에서 언론수용자의식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신문과 같은 인쇄매체는 구독률을 포함하여 만족도, 신뢰도, 영향력까지 전반적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이 통계는 최근의 미디어 환경 변화를 설명하는데 꽤 유용한 자료로 이용해왔었다.

그리고 오늘,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2010년 미디어 리서치 조사결과를 접했다. (한국광고주협회 홈페이지에서 원자료를 볼 수 있을가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조사기관과 대상이 다르지만 결론은 신문의 추락은 이제 특별히 놀랄만한 사실도 아니라는 점이다. 조사결과 중 몇가지만 뽑아보면
- 신문구독률은 29.5%다. 드디어 30%가 무너졌다.
- 신문구독률은 조선일보가 가장 놓으나 9.3%로 10% 미만에 불과하다.
-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미디어는 TV – 인터넷 – 신문 – 라디오 – 휴대용디지털미디어순으로 나타났다. 휴대용디지털미디어(일종의 스마트폰 같은)가 등장했다. 신문은 3.8%이고 휴대용디지털미디어는 1.6%였다. 별 차이가 없는 수치이다.
- 가장 신뢰하는 매체는 KBS – MBC – 네이버 – SBS – YTN – 다음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매경 – SK컴스 – 동아일보 – 한겨레순이었다. 신문의 신뢰도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조차도 밀리고 있다.
- KBS가 신뢰도 1위를 차지했지만 30대에서는 MBC가 18-29세에선 네이버가 1위를 차지했다. 먼 미래를 봤을 대 KBS가 좋아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방송도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방송은 다양한 디지털미디어들과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매체이다. 수십년간 신문이 가지고 있었던 영향력은 점점 축소되어가고 있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넘어서 권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보수신문들은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다. 버리지 못하는 그 권력의 맛을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맛보고 싶어하고 있다.
정치.사회.경제 각 분야에서 언론의 영향력이 어느 나라보다 큰 대한민국에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단지 미디어 업계만의 관심일 수는 없다.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이 변해야 하는데 미디어는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일 미친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결국 사람들이 수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이것이 세상을 한걸음 진일보시키고자 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미디어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결국 시민사회단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일인데 그것은 곧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일이고, 사람의 생각에는 미디어라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미디어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매개해주는 소셜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두가지는 메시지(내용)과 연대(관계)이다. 이 두가지가 결합된 방향으로 미디어가 진화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소셜미디어를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말은 단지 새롭게 등장하여 유행하고 있는 기술적 도구를 배워보자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그 기술적 변화, 미디어의 변화가 촉발시키는 사회적 관계의 변화, 조직의 변화, 그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역할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