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운동] 단체 홈페이지 이야기(1)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과정이 먼저다.

“홈페이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페북에서 홈페이지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음) 우선 첫번째 든 생각이 내가 예전에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운영했을 때 과연 잘했는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평균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 정도? 
그런데 말이 운영이지 사실은 인터넷 검색창을 들락거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가며 홈페이지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조잡한 코딩을 남발하고, 디자인이라고 할 수도 없는 웹디자인을 하며, 그 안에 들어갈 글도 써야 하고, 모든 사업 단위들의 인터넷 관련 사업들을 지원해줘야 하고, 행사가 있을 때는 배너도 만들어줘야 하고, 팝업창도 띄워야 하고, 전략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는 인터넷 운동전략을 세우기 위해 글을 쓰고, 그걸 단체 사람들에게 설득시키고.. 헉헉!!!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http://www.flickr.com/photos/fncll/145149313/
그러니까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여러 사람이 함께 협력하고 때로는 역할을 분담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단체에서는 혼자서 모든걸 다 한다. 그 혼자도 없는 곳들도 태반이다. 홈페이지와 관련된 일을 같이 할 사람은 없으나 홈페이지처럼 여러 사람들의 코멘트가 남발되는 영역도 흔치 않다. 어느 순간에는 모두가 홈페이지 전문가가 된다. 띄울 배도 없는데 사공만 많아진다. 

사실 몇몇 큰 단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홈페이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이 현재로선 없다고 보는게 맞다. 그래서 질문이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까요?”가 된다. 이 홈페이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느덧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별다른 역할도 못하는데 버리기는 아까운 존재?
전원주택과 같은 홈페이지를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자
홈페이지는 인터넷의 집이다. 채림이 TV에 나와 “인터넷에 집짓자”고 말하던 광고처럼 홈페이지는 가상의 공간에 세워진 집이다. 아파트도 집이고, 빌라도 집이고, 원룸도 집이고, 전원주택도 집이다. 
마찬가지로 카페도 홈페이지일 수 있고, 블로그도 홈페이지일 수 있고, 페이스북도 홈페이지일 수 있고,  트위터도 홈페이지일 수 있고, 게시판 하나가 홈페이지일 수도 있고, 웹페이지 문서 하나가 홈페이지일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 홈페이지를 다른 차원의 특별한 그 무엇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대부분 전원부택과 같은 홈페이지를 원한다. 
전원주택은 사람이 손길이 많이 간다. 바쁜 사람이 살기에는 적당치 않은 집이 전원주택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이런 주택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1년도 못가 폐가처럼 흉물스러워진다. 
우선 전원주택과 같은 홈페이지를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실제 전원주택이야 나 혼자 편안하게 살면 그만일 수 있지만 홈페이지는 내가 아닌 찾아오는 사람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하는 곳이고 소유하는 곳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민사회단체들에게는 전원주택이 아니라 캠핑카와 같은 홈페이지가 필요할 것 같다. 이동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캠핑카와 같은 홈페이지.
홈페이지는 마술상자가 아니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
캠핑카와 같은 홈페이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간단한 주방과 누워서 잠잘 수 있는 공간만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도 초대해서 어울릴 수 있는 소파도 있었으면… 가끔 영화를 볼 수 있게 노트북과 프로젝트 빔시설도 있었으면… 욕심이 생긴다. 그렇다고 여러 기능들이 다 지원되는 복합다용도 캠핑카로 개조해야 할까? 
과감하게 버리는 마음자세!
혹시 홈페이지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체가 하는 일을 보다 효과적인 메시지로 홍보하고 싶고, 그 안에서 사람들간의 커뮤니티도 구축하고 싶고, 실시간으로 단체 소식들을 알려주고 싶고, 단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브하고도 싶고…. 하지만 홈페이지는 단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채워줄 수 있는 마술과 같은 공간이 아니다. 그 모든 일이 홈페이지 안에서 제대로 실행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의 여건상 그렇게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그게 가능하려면 그 일에 걸맞는 인력과 자금, 운영능력이 필요하다. 또 각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툴들은 홈페이지가 아니라 이미 다른 곳에 존재한다. 
보통 전략을 세울 때는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판단한다. 곁가지들을 자르고 핵심만 남기면 심플해진다. 그런데 많은 단체들이 구상하는 홈페이지 기획안을 보면 모든 것을 채워넣는다. 그 중 하나도 버리고 싶은 것이 없다. 모든 것을 채워넣으니 무겁다. 만들어놓고 나면 운영하기 힘들다. 홈페이지에 왜 이 메뉴가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만약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없다면 과감하게 버리자. 그리고 지금 여건상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핵심적인 것 2~3가지만 두고 생각해보자.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만약 내년에 홈페이지를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 있는 단체라면 첫째, 전원주택과 같은 홈페이지에 대한 꿈은 접어두자고… 둘째, 생각하고 있는 여러가지 메뉴와 기능들 중에 버려도 큰 문제 없는 것들을 찾아내서 과감하게 버리고 핵심적인 것만 남겨두자고 제안하고 싶다. 전략을 세우기 위한 욕심버리기, 마음비우기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그 핵심적인 기능들을 수용해줄 수 있는 툴이나 서비스가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 상태에서 새롭게 전략을 세워보자.  
(추가 이야기는 다음번에)

[소셜미디어운동] 단체 홈페이지 이야기(1)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과정이 먼저다.”에 대한 답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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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는 블로그를 하나 관리하고 있는데,

    이런글 저런글…

    인터넷에 떠도는 재미있는글, 이슈되는글만 보면

    다 퍼오고 싶어서…

    카테고리를 자꾸 늘이게 되고…

    그렇다고 한 카테고리에 글을 몰아넣으면

    너무 구질구질해보이고…

    이상한 글욕심이(자작글도 아닌걸;;;) 생기고…

    투데이 수 높아지면 기분 급상승하고…;;

    어쩌다 보니 푸념만 늘어놓았네요..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ㅎㅎ;;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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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손 많이 간 전원주택은

    여건도 여건이지만, 홈페이지를 보러온 사람들이 너무 부담스러워 하는것 같아요.

    보이는것도, 보이지 않는것도 단순하게.

    우리단체 홈페이지 개편때도 참고해야겠습니다. ~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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