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5분 안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상. EBS의 지식채널e를 한번이라도 접해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그 짧은 영상에 내 자신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지식채널e는 우리를 억지로 설득하는게 아니라 공감을 일으킨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는 사건 속에서 슬픔을 찾아내어 사람 가슴을 후벼판다. 순간 머리 속이 멍해지기도 하고, 무언가 끓어오르는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지식채널e의 스페셜편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EBS가 생각하는 지식은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입니다. 현악적인 수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입니다. 빈틈없는 논리가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사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것이 EBS가 생각하는 지식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입니다.”라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책으로 나온 지식채널e를  1권부터 5권까지 모두 샀다. 시민운동이 던지는 메시지들은 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할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시민운동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논리정연한 말이 사람을 변화시켰다면 세상은 이미 바뀌고도 남았을 것이다. 결국에는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게 궁금했다.

영상을 통해 메시지의 효과성을 따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술적 장치에 관심이 간다. 사진과 영상이 전환되는 효과들, 사진과 절묘하게 조화된 문장들, 그 사이에 적절하게 삽입된 효과음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본 지식채널e는 또다른 이야기를 전해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는 ‘효과적인 기술적 효과’가 아니라 ‘메시지’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책에서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왜 우리가 그것을 모르는지를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실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이야기한다. 소외된 사람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을 시선을 이야기한다.

<감성지식의 탄생>의 탄생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270여편의 지식채널e를 제작한 김진혁PD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지식채널e가 어떻게 탄생했으면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왔는지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김진혁 PD는 지식채널e 작가와 음악감독 등의 이야기를 통해 지식채널e가 혼자만의 고독한 작품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협력하여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지식채널e>시리즈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있는 책이라면 <감성지식의 탄생>은 그 메시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김진혁 PD가 바라보는 68혁명은 이렇다.

68혁명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든 부정적으로 바라보든 ‘물리적인’ 프레임에서 보면 ‘실패한 혁명’이다. 정치적 결과물을 얻는 것이 혁명이라면, 68혁명은 그저 열심히 투쟁했을 뿐 정권 교체를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혀 무의미한 실패였다고 하기도 어렵다. 이 혁명을 기점으로 사람들은 기존의 사고방식과 다른 태도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지식채널e에서 “세상이 아니라 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변한다”라고 표현되었다. 세상은 사람의 생각이 변하는만큼 움직이기 마련이다. 사람의 생각이 변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지식채널e>와 <감성지식의 탄생>은 끊임없이 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책이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워드프레스닷컴에서 웹사이트 또는 블로그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