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본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 “순간포착, 대면의 순간들 – 신기한 먹을거리”를 보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음식이 나온다. “신기한”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큐가 말하고 있는 것은 “혐오스럽다”이다.
곤충과 애벌리를 먹는 사람들이 나오고, 썩은 치즈에 기생하는 애벌레가 치즈를 먹고 쏟아낸 배설물을 치즈와 함께 먹는 유럽인들도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신기한 먹을거리”는 바로…. 국내에서 즐겨먹는 산낙지이다.
통상 횟집에 가면 싯가로 표시될 만큼 비싸고 귀한 산낙지가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면 혐오스러운 것이다. 이해할만 하다. 예전에 본 미국드라마 CSI에서는 살인을 하기 위해 이용된 음식으로 산낙지가 소개된 나온 적도 있으니까. 산낙지까지도 갈 것도 없이 정말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번 본다면 족발과 닭발, 곱창 등도 마찬가지이다.
음식은 그래서 상대적이다. 문화가 상대적인 것이니까 당연히 먹는 문화도 상대적이다. 누구는 즐겨하지만 누구는 혐오스러워하는 음식이 있다. 혐오스럽다는 감정은 머리 속 인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본 “곤충을 먹어보는 것은 어떠세요?” 라는 TED 영상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더군다나 그것이 입맛의 취향, 칼로리의 보충과 같은 개인적인 수준이 아니라 인구의 증가와 식량자원의 고갈과 같은 인류의 미래와 관계된 일이라면?
1kg의 소고기를 먹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식량자원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씽크카페@석유없는세상팀에서 진행한 강연 “석유로 차린 우리의 밥상”에도 나오는 이야기와 닮아 있다.
우리는 정말 곤충을 먹게 될까? 이것을 정말 혐오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강연자의 말처럼 익숙치 않은 우리의 관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강연자는 메뚜기를 바다의 새우에 비유했다. 그러고보니 곤충과 비슷한 느낌의 새우를 우리는 다리, 머리, 껍질 할 것 없이 다 먹고 있지 않은가?
지금 당장 곤충을 이용한 음식을 앞에 가져다주고 먹으라하면 거부하겠지만 식량값이 폭등하고, 배가 고프면 혐오스러움 정도야 무슨 문제겠는가? 그런데 그런 미래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하나의 대안으로 곤충을 먹어보자고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