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운동의 방법이 달려져야 하는가?(2) – 조직 없는 조직과 개인의 등장

정보의 생산,유통,소비 방식과 관계의 변화

웹이 보편화된 것을 90년대 중반 이후라고 본다면 대략 15년 동안 웹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축척되어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부터 콘텐츠를 소비만 하던 사람들이 콘텐츠 생산자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웹에 축적된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아날로그 자료들은 계속 디지털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왠만한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웹에 존재하는 정보들이 단편적인 정보들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종합하고 재구성하면 체계적인 지식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하나의 정보나 지식을 아는 것보다 정보를 종합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집회와 시위 문화가 달라졌다고 한다. 문화는 어느 순간 사람들의 생각이 변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는 그 안에서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존재했다. 연단에 선 연사의 이야기를 통해 권력 중심부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거리에 뿌려지는 수많은 유인물과 자료집 등을 읽으면서 세상 돌아가는 정세를 파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이슈로 사람들이 거리에 모였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그 이슈와 관련된 정보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온다. 혹은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서 현장의 소식과 정보들을 접하고 온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을 앞에서 모두가 다 아는 정보들을 전달해주는 것은 이제 흥미롭지 않다. 사람들이 거리에 모이는 이유는 추상적인 정보가 아닌 구체적인 이야기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기 때문이고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내 이야기도 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서로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얻는 정보가 많아지면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게 할 것인가도 달라져야 한다.

2011년 6월 19일, @namhoo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가 이런 글을 올렸다.

“트위터가 없었더라면. 85호 크레인에 웬 이상한 사람이 올라가 있는 줄 알았을테고, 박혜경은 의자에 발 걸치고 노래하는 여자(조선)이었고, 두리반은 땡깡부리는 사람들, 김여진은 괜히 설치는 사람..인줄 알았겠지.”

출처 : 민중의 소리

신문과 방송과 같은 전통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절대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의 신뢰도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떨어지는 것은 신뢰도 뿐만 아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그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전통 미디어로부터 쏟아져나오는 정보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개인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정보의 확산성이 큰 트위터라는 SNS서비스, 내가 하는 일을 내 친구들에게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한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정보를 얻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은 운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서 사람들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전달하는 메시지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고, 시민들은 메시지를 어디로부터 수용하고 있는가? 사람들은 SNS라는 관계 속에서 정보를 얻고 있는데 시민운동이 여전히 신문과 방송을 상대로 하는 보도자료에만 의존한다면 메시지의 공급과 소비 지점에 불균형이 생긴다.  

조직 없는 조직/개인의 등장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한 사람의 동조자가 있다면 두 사람이 힘을 모아 또 다른 동조자를 맞이하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어떤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운동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흔히 하는 말로 ‘사람을 조직하는 일’은 단체의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다.

과거에는 주변에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만드는 것으로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그만큼 기존의 전통적인 인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 인맥의 폭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의 주변을 중심으로 관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블로그로부터 시작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거치면서 사람들 사이에 관계를 형성하기가 굉장히 용이해졌다. 관계의 크기가 꼭 영향력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가 넓어지는 만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평소의 인터넷에서의 신뢰관계가 적극적인 동조로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왔던 전통적인 조직은 다수의 조직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다수가 함께 의사결정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소수의 의사결정구조를 두고 기존의 사회적 권위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조직을 대표하게 했다. 개인의 입장보다는 조직의 입장이 중요했던 시기이다.

하지만 앞선 세가지 변화 –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로 사람들이 얻는 정보가 넘쳐나고, 전통미디어에 대한 의존성이 약해지고, 폭넙은 관계형성이 용이해지면서 – 로 인해 조직 없는 조직과 개인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조직 없는 조직/개인들은 느슨한 관계망을 기반으로 만나서 일을 도모한다. 그리고 목적한 바가 달성되면 다시 그 특별한 관계는 해소되고 다시 일상의 관계로 되돌아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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