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운동의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가?(4) – 조직, 행사, 운동에 웹2.0의 가치 불어넣기


우리에게 낯설지만 시도해볼만한 방법들

아직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새로운 방법들도 있다. IT분야에서 개방과 참여, 공유의 경험으로 무장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기도 했고, 자유로운 개인들이 기존의 전통과 틀에서 벗어나고자 실험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국내에서도 서서히 정착되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리빙라이브러리 : 리빙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창안한 것으로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개념의 ‘이벤트성 도서관’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잘 알지 못해 가질 수밖에 없었던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을 줄이자는 의도로 기획된 행사이다.

렛츠 컨퍼런스 : 참가자들이 자기조직화하여 서로 배움(에너지)을 교환하여 창조적인 학습활동을 하는 것, 조직 또는 공동체 안에 이미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동시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가시화하고 공유하고 서로를 연결하게 하며 배움이라는 것은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늘 관계를 역전시켜 가며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LETS는 Local Energy Exchange System의 약자이다.

월드카페 : 사람들이 카페와 유사한 공간에서 창조적인 집단 토론을 함으로써, 지식의 공유나 생성을 유도하는 토론 프로세스이다. “지식과 지혜는 딱딱한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열린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간의 토론을 통해 생성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음. 강력한 질문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결과를 취합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주로 전략회의나 정책결정 프로세스로 사용된다.

바캠프 :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며 특정한 컨퍼런스 형식은 없는 언컨퍼런스의 한 종류이다. 초창기에는 주로 웹, 오픈소스 등 IT분야를 중심으로 전파되었고, 국내에서도 BarCamp 서울 BarCamp 제주 행사 등이 열린 적이 있다.

21세기타운홀미팅 : 주민들의 직접적인 토론과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서 핵심의제를 결정하도록 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타운홀미팅인데 이 방법을 America Speakers라는 비영리단체에서 1995년부터 주민참여를 통한 정책결정을 실현하기 위해 발전시켜온 방법 중 하나이다.

오픈스페이스테크놀리지 : 다양한 규모의 회의나 포럼 등의 모임을 간단하고 생산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조직 전문가인 해리슨 오웬이 커피 브레이크에서 영감을 얻어 틀과 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생산적인 회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기획안 독창적인 집단의사결정방법이다.

이그나이트 : 20장의 슬라이드를 장당 15초씩 자동으로 넘기면서 5분 동안 자신이 정한 주제에 대해 발표하는 행사를 말한다.

조직, 행사, 운동에 웹2.0의 가치 불어넣기

Unconference: setting our own agenda for the latest all-staff meeting


위에서 언급한 낯선 방법들은 공통적으로 참여, 자유로움, 비형식적, 즐거움, 공유와 개방, 협력과 같은 키워드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키워드들은 지금과 같은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내는 참여와 공유, 개방이라고 하는 웹2.0의 가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웹2.0으로부터 기인한 것은 아니다. 이미 타운홀미팅이나 월드카페, 오픈스페이스테크놀러지는 꽤 오래 전부터 세계적으로 시도되기 시작한 방법들이다. 다만,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러한 문화들이 좀더 급속하고 넓게 퍼져나가기 시작했을 뿐이다.

웹2.0은 이미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흘러간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아니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웹이라고 하는 공간에서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가치를 구현하지 않고는 현재 그 어떤 서비스도 성공하지 못한다. 인터넷, 웹2.0, 스마트폰과 같은 단어들이 변화의 핵심 이유는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기존의 전통과 벽을 허무는데 작은 틈새를 만들어낸 역할은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작은 균열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곳들에서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웹이라는 공간에서 이러한 가치를 이미 경험한 사람들은 과거의 방식으로 작동되는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비록 늦긴 했지만 조직, 행사, 의사결정, 운동을 새로운 방법으로 재구성한다는 것은 곧 참여, 공유, 개방, 협력이라는 가치를 불어넣는 것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단계를 넘어서야 비로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다시 만들어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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