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 오래전부터 기획하고 준비했던 일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몇 달 전에 날짜를 확정해놓고 준비했는데 그 사이에 오세훈이 일을 터트려버렸지요. 서울 시장 선거 때문에 분위기가 안날거니 시간을 옮기는게 어떠냐는 걱정도 몇분들이 해주셨지만 이게 서울이라는 지역만 생각하고 기획한 일도 아니고, 사회적 이슈라고 하는 것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오픈컨퍼런스의 미래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왜 하냐고 궁금해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대화/토론 플랫폼을 오프라인에 만들어보자는 것? 어렵네요. 상상을 해보자면, 이 첫 해의 경험이 쌓이고, 관계한 분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과정이 축적되어 어떤 패턴이 만들어진다면 매년 누가 주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오픈컨퍼런스가 곳곳에서 생겨나기를 원합니다. 근엄하고 학술적이고 격식있는 컨퍼런스가 있다면 이런 자유로운 컨퍼런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경쟁하고 빈곳을 채워주고 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한강 고수부지나 남이섬에서 일주일 동안 텐트를 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홍대나 대학로, 시청광장과 같은 전국의 열린 광장 자체가 컨퍼런스의 무대일 수 있습니다. 1년에 하루 저녁 2시간! 전국의 호프집이 무대일 수도 있습니다. 상상은 자유이고 상상력은 무한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정형화되지 않은 컨퍼런스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열린” 모임들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누가 연결하느냐도 열려 있으니 그것 또한 제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픈컨퍼런스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좋으니 오픈컨퍼런스를 시작하게 만든 아이디어, 추구하는 가치, 시도한 것 자체가 문화로서 뿌리내리기를 바랍니다. 상반기에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를 하면서 시도한 일방적으로 듣고 가는 컨퍼런스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20개 주제의 테이블 대화에 참여하는 컨퍼런스 모델이 몇군데서 좀더 발전된 형태로 보여지듯이, 조만간 오픈컨퍼런스와 같은 시도들도 다양한 곳에서 보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안될 수도 있는데 한번 해보는 것이고, “까짓것 실패하도 괜찮아”라는 마음가짐입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이전의 실패의 경험을 볼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실패를 줄이고 좋은 가치를 키워나가면 되니까요. 이런 시도에 함께 해주신 분들 49분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