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열풍


가끔 백반이 주메뉴일 것 같은 식당을 골라 들어간다. 메뉴를 살피고 된장이나 순두부, 김치와 같은 가장 평범한 찌개류를 주문한다. 혼자서 밥을 먹는다. 아주 천천히. 도시에 가서 별다른 식사 약속이 없을 때 이렇게 혼자 밥을 먹는다. 혼자 먹는 사람들 의외로 많다. 요즘 혼밥, 솔로족에 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온다. 심지어 외로움 열풍이라는 기사까지 등장했다. 외로움 열풍이라니. 이 무슨 부조화스러운 단어의 조합인지.

기사에서는 가족이 축소되고 개인이 고독해진데다가 문화적 삐걱거림(?)에 대한 밀레니엄 세대의 응답이라고 분석을 해놨다. 글쎄, 혼자 밥먹는 사람이라고 꼭 그 행위를 외로움이나 고독과 같은 단어와 연관시키지 않을 것 같은데.

혼자 밥을 먹어본 사람은 그게 어색한 일이 아니라는걸 안다. 오히려 ‘개와 돼지도 혼자 밥먹는데 인간이 혼자서 밥도 못먹으면 말이 되느냐’, ‘오늘도 먹었고 내일도 먹을 것이고 죽을 때가지 하루 세끼 챙겨먹어야 하는데 혼자 먹는게 뭐가 이상하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다. 인생은 어차피 독고다이,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것만큼 미개한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째튼 인생의 뒤안길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이만 ‘혼자면 외로울 것’이라는 편견은 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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