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 대책을 세울 사람 누구인가?

문자폭탄이라고 한다.

20년 전쯤이던가, 국회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요청하거나 어떤 정책을 철회하라고 압박할 때 시민단체에서 [항의팩스 보내기 운동]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에도 항의팩스 보내기는 종종 있었다.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내용을 다 읽어볼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쉽게 결정하지 말아달라는 압박을 주는 효과 정도를 생각한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이후에는 한동안 [항의메일 보내기]라는 게 있었다. 정부기관이나 국회의원들에게 집단으로 항의메일 보내기를 조직하는것이다. 국회의원들에게 메일보내기 시스템을 구축해서 자동으로 이메일이 가고, 답변이 홈페이지에 쌓이게 하는 서비스도 있었다. (그 서비스를 만든 기업 이름이 휴먼벨트HumanBelt였던가?)

개인적으로 필리핀 파식강 주변 주민들의 강제철거를 막기 위해 아시아개발은행에 항의메일 보내기 운동을 조직한 적이 있다. 개인과 단체 명의의 항의메일이 몇 백 통쯤 갔는데 그쪽에서 너무 깜짝 놀라서 그 항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회신한 적도 있었다.

국내 국회의원들 중 항의메일 보내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별로 없었다. 보내거나 말거나. 또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경우는 메일서버에서 특정 단어가 들어간 단어를 필터링하면 되니까 그 효과성에 대해 의심해보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사람들이 항의를 하거나 압박을 할 때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의 반응은 인터넷에서 지껄이는 이야기라거나, 그냥 게시판 댓글 따위라거나 그렇게 취급해왔다. 미디어가 바뀐다는 것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꽤나 급격하게 변해버린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다. 권력에 대한 항의는 계속 있어왔고, 사람들은 그 시기에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미디어 수단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그걸 받아들이는 권력자들은 여전히 그 환경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달라진 점은 이제 권력자의 손에 있는 미디어 디바이스(스마트폰)이 이제 개인들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간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직접 연결을 촉진한다. 그 전에는? 다 간접 연결이었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나? 그걸 수용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당신들이 고민해야지. 시민들은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들이 이 상황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지금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미디어를 가지고 항의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태도를 바꾸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문자폭탄 프레임은 사실 조작된 것이다. 그 전에는 사무실 앞에 찾아가서 집회는 것, 이메일과 팩스와 게시판 항의글은 폭탄이 아니었나? 그렇다고 그걸 근본적으로 차단할 고민을 하거나, 그 사람들의 태도를 잘못되었다고 뭉퉁그려서 이야기하진 않는다. 개인 모두가 핸드폰을 갖고 있고, 정치인의 개인 핸드폰은 공개되어 있다. 정치인들 스스로 대책을 세워라. 문자 보내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할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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