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기획(1) – 정책에 담긴 생각이 누구의 것인가?

모든 정책에는 누군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자기 욕구와 이익에 맞는 정책을 원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기대는 선거를 통해 나타난다. 하지만 선거 결과가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듯이 정책도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다 담을 수는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정책에 담긴 그 생각이 누구의 것이냐다. 청소년, 청년, 농부, 부동산업자, 노인, 시장상인, 자영업자, 기업인, 직장인, 노점상인 등등 정책에는 계층과 직업, 연령대가 각기 다른 사람들의 욕구와 이해가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국민의 생각을 정책에 담기 위한 기획을 하는데 있어 첫 번째 고려할 것은 ‘누구의 생각을 담을 것인가’이다.

참여 플랫폼에 누구의 생각을 담을 것인가? (출처 : pixabay)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소수 정치인들이 일상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대의민주주에서 시민(주권자)의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집단의 힘이 강하다면 그들은 막강한 자본과 미디어 영향력, 집단의 규모를 활용하여 어떻게든 자신들의 욕구와 이익을 정책에 반영해내고 그걸 관철시킨다.

하지만 조직화되지 않은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꽤 오랜 시간 동안 시민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가 그 역할을 해왔다. 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책 아이디어와 성과의 대부분은 시민사회로부터 나왔다.

시민사회단체의 정책 운동 성과는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 언론과의 관계에 기반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 시민사회단체의 영향력과 신뢰는 예전 같지 않다. 대신 인터넷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의 발언권이 커졌다. 하지만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의 커진 발언권만으로는 예전과 같은 정책 성과를 내기 힘들다.

개인의 목소리가 드러날 공간이 없었던 시기에는 ‘대변’의 역할을 자처하는게 가능했다. 하지만 달라진 환경은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의 다양한 생각을 어떻게 정책에 담아낼 것인가라는 고민을 시민사회에 안겨줬다.

몇 년 전부터 시민사회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조직에 기반한 운동의 신뢰와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생긴 빈 틈을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대화를 촉진시키고 관계를 만들어내고 협력하게 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메꾸고 있다.

하지만 조직과 플랫폼은 대체제가 아니라 상호보완제다. 기존의 조직과 새로운 플랫폼의 합집합이 새로운 시민사회의 생태계가 되고 있다. 플랫폼은 보통 공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플랫폼은 기획된 캠페인이나 프로젝트, 개방적 커뮤니티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플랫폼을 거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를 맺고 협력하는 경험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원탁토론, 정책박람회, 타운홀미팅 등 시민들의 생각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민의 생각을 정책에 담기 위한 기획”이 기존의 조직이 해왔던 정책운동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반면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에게는 개인의 이해와 욕구를 다른 사람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확장하고 사회와 연결시키는 경험을 제공할 수는 있다. 머리 속에만 존재했던 민주주의의 과정에 참여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조직을 만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시민의 생각을 정책에 담기 위한 기획”은 기존의 조직과 조직되지 않은 개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빈 틈을 메꾸는 일과도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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