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가, 공익활동가, 사회혁신가

“운동가라는 용어는 남다른 결의를 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자신이 남다른 삶을 산다는 선민 의식이 강할수록 타인과 자신을 구별하게 된다. 운동가는 다른 사람이 운동가라는 이름을 붙여줄지언정 운동가라고 자처할 것은 아니다. 나아가 스스로 운동을 한다는 생각마저 갖지 않는 것이 좋다. 활동이 그저 자신의 생활이 되어야 하며 스스로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 활동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으면 오래 일할 수 없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이 일에 동참시킬 수 있다.” _ 유정길 <운동권 문화와 운동하는 삶의 문화>, 창작과비평, 2014, 가을

공익활동과 시민운동은 성과와 결과 중심의 단어가 아니고 자기 일의 지향점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에 공익활동가, 시민운동가라고 자처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유정길님이 ‘운동가라고 자처할 것은 아니다’라고 한 것은 운동가 스스로 경계를 나누기 보다는 운동이 곧 생활이어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말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몇 년 전부터 시민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회혁신은 ‘기존의 해법으로 풀 수 없었던 사회문제를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활동’, 넓은 의미로는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가 있는 아이디어'(Geoff Mulgan, 2007)를 말한다.

사회혁신에 대한 다양한 정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은 ‘새로운(더 나은) 방법(아이디어)’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아이디어의 결과는 문제를 드러내거나 공감대를 얻는 일을 넘어 ‘질적 개선’이어야 한다. 문제의 해법에 이르는 새로운 길이기 때문에 ‘혁신’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혁신’은 ‘어떤 것을 변화시켜서 아주 새롭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고, 사회적으로도 질적인 변화, 차원이 다른 개선책, 지속가능한 해법으로 인식되어 왔다. 사회혁신을 결과가 아닌 프로세스 그 자체라는 시각도 있으나 혁신은 성과와 결과가 있을 때 비로서 가치가 생기는 단어다.

그래서 위 말을 수정 인용하자면 “사회혁신가는 다른 사람이 사회혁신가라는 이름을 붙여줄지언정 사회혁신가라고 자처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사회혁신가’를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들 모두가 사회혁신가가 될 수는 없다. 지향점이 같다는 이유로 사회혁신가를 자처하거나 누구나 그렇게 부른다면 장기적으로 ‘사회혁신’의 본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고, 오래 가지도 못한다. 그래서 사회혁신가라는 용어를 쓸 때는 충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사회혁신가를 사회적으로 인증하거나 검증하려는 시도 따위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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