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를 협소하게 만들 수 있는 사회혁신가라는 용어

내가 대학에서 경영학 원론 수업을 들었을 때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이야기가 ‘혁신’이란 용어다. 교수님은 기업에게 ‘이익’은 가장 중요한 생존 조건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혁신하기 위한 기본요소라는 의미의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혁신’은 기업의 존재 이유 중 가장 최상위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항상 강조했다. ‘이익’을 무시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어제도 아는 분과의 개인적인 미팅 겸 일 관련 대화에서 ‘사회혁신’이라는 용어는 화두였다. ‘사회혁신’이라는 말이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말이 아니라 시대적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 용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위해 행동했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운동했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활동했다. 그리고 여전히 해오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용어들을 쓰는 대신 ‘사회를 혁신’하기 위해 일한다고 한다. 좋다고 본다. 결국 변화, 운동, 활동, 혁신 등의 용어를 서로가 다른 것이 아니라 조금씩의 차이를 드러내지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물망같은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회혁신’이라는 말과 ‘사회혁신가’라는 말은 차원이 다른 말이다. 개인적으로 몇년 전에 모 단체와 디지털 관련해서 인터뷰를 한 후 디지털사회혁신가라고 제목을 붙였을 때는 별 생각없었는데 이 말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쓰이면서부터는 계속 그 제목이 부끄럽게 시작했다. 당시에는 쑥스럽긴 했지만 그렇게 인정해주는 게 뿌듯하고 좋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냥 넘어갔을거다.

사회혁신가라는 용어가 주는 개인적인 느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회혁신을 하는 이유, 정부에서 지자체에서 사회혁신 관련 사업에 지원하는 이유는 세상이 변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활동들이  서로 만나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내면서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좀 더 성장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그 사람들이 향후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중추적인 세력으로 자리잡기를, 과거의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는데 앞장서기를 바는 목적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회혁신가라는 말을 스스로 쓰고, 자신을 그렇게 규정하고, 그렇게 불려지거나 자처한 사람들끼리 네트워크하는 순간 그 네트워크는 점점 협소해질 것이라고 본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사회혁신’의 네트워크를 좀 더 풍성하게 하는 것이고, 좀 더 촘촘하게 하는 것이고, 그 네트워크에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것이며, 그로 인에 네트워크 속에 있는 사람들이 다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혁신가라는 규정이 그 네트워크를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면? 그건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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