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에 설립된 Research Into Action(RIA)는 청정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에너지와 천연 자원의 소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개선하고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한다. 이들이 하는 연구의 특징은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기술적-경제적 솔루션은 많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지는 인간의 심리와 꽤 관련이 있다고 이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은 기술적 가능성과 경제적 효율성 보다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한다. RIA는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위치해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과 집에서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RIA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몇가지 프로젝트를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RIA에서는 전기차를 소유한 직원에게는 한 달에 100달러를 지급하고,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 하는 직원에게는 한 달에 60달러를 준다. 그리고 보고서는 디지털 파일로 공유하고, 인터뷰도 되도록이면 전화로 하고, 인터넷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종이는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화장실에서는 종이타올을 일절 쓰지 않는다. 올리브오일로 만든 비누를 사용한다.
Jane Peters가 이 회사를 설립했을 때 그녀는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RIA가 컨설팅하면서 개선하고자 하는 직장 환경처럼 이곳도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담당하는 일의 종류와 그들의 작업 환경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왔다.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만큼 지속가능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팀원들 간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서 일주일에 3일은 직접 직장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식사를 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서로가 배우자는 것이다.
일주일에 3일은 직장 내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게 특별해보인다. 모두가 함께 식사하는 자리라면 모두에게 즐거운 일이어야 할텐데 혹시 그런 자리를 불편해하는 직원은 없는가?
—– 식사 시간은 서로 이야기하는 기회일 뿐이다. 그 자리에서 조직의 목표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지 공유할 뿐이다.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필요한 것들을 서로 이야기할 뿐이다. 오직 대화를 위한 자리이다.
기업이지만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가치를 믿고 온다고 생각한다. 조직이 기대하는 바와 개인이 기대하는 바가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하는가?
—– 어려운 일이다. 직원들의 관심과 열정이 조직의 미션과 비전에 부합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만약 교통에 관심을 가진 직원이 있다고 하면 교통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결시켜줘야 한다. 변두리에 있었던 이슈를 중심 이슈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하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도 아주 오랫동안 현재의 일을 해왔다. 화성에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듯이 이런 일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직원 인센티브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기차량에 대해서는 월 100달러를 지원하고, 자전가 이용자에게는 월 60달러를 지원한다고 했다. 그런데 에너지 절약 면에서 따지자면 자전거가 탄소배출량이 훨씬 적은데 왜 전기자동차가 인센티브가 크나?
—– 경제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가 높은 것은 그게 비용이 더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연소엔진을 쓰는 것을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크다고 본 것이다. 물론 걸어다니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가장 에너지 효율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변하는 것이다. 행동 변화의 차원에서 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회사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스스로 실천하는 일이 일이 사실 한국의 환경단체 사무실에서 실천하는 일과 다른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반갑기도 하다. 문제는 자신이 일하는 공간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데 다른 공간에 가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런 모델을 확산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실천방안들을 매뉴얼이나 가이드로 만들어서 확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나?
—– 당연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실천은 우리가 하는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사무실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이런 실천이 장기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야 한다. 운영비를 절약하는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 해야 한다. 또 이렇게 해야 직원들이 더 즐겁고 생산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이런 실천 방안이 더 몸에 좋고, 더 편하고, 더 생산성이 있고, 더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조직을 운영을 하기 위해서 추가로 노동력이 투입되는 상황도 있을 것 같다.
—– 중요한 것은 한 두 사람의 직접적인 이익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 설겆이를 예로 들자면 일회용품을 쓰는 것보다 그러 인한 인건비가 더 들 수 있다. 그래서 기업가 정신과 윤리의식이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항상 물어야 한다.
경제적, 기술적 솔루션보다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는 이곳만의 특별한 연구성과가 있나?
—– 기술과 경제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사실 아주 큰 도움을 준다. 기술과 인간의 행동 변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기술이 행동 변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기술을 이용해서 쉽게 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을 통해서 행동변화가 쉬워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계단을 걷는 것보다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한다. 그러나 억지로 계단을 이용하라고 할 수는 없다. 계단을 오르는 행동이 본능적으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더 좋아보이게 하고 습관화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