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수를 다녀온 후, 자부심, 행복, 커뮤니티라는 세 가지로부터 파생된 질문은 곧 숙제가 되었다. 나(우리)는 마을(지역)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가, 자부심이 행복을 주는 최소한의 필요 조건일 수 있는가? 습관처럼 써왔던 네트워크는 커뮤니티를 지향하는가? 아니면 그냥 느슨하게 연결된 관계 정도를 지향하는가?
반면 실마리를 찾은 것도 있다. 사실 실마리라기 보다는 해보고 싶은 일이다. 지역, 특히나 시골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정한 자기만의 일이 필요하다는 점, 그 일을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일과 연관된 전국적인 관계망과 지역 내 적정한 규모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제까지는 시골도 꽤 살만한 곳이니까 한 번 같이 살아볼래?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에서 한 발 더 나아갈 필요도 있다.
<아와지섬 일하는형태연구소>에서 연수프로그램의 내용을 정하기 전에 누구와 함께 하고 싶다를 먼저 생각했듯이, 시골에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달라진 시대적 환경과 조건 때문이다. 그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한 지역에 정착하면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제거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국 곳곳에 괜찮은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지역 간의 네트워크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다. 이번 연수는 앞으로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만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연수기회를 준 삼선재단과 함께 동행한 시골마을의 기획자와 농사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