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낙농지대에서 유일한 과수농가인 라이자흐 농가


라히자흐 농가는 해발 720m 고산지대에 자리잡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낙농업 지대인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과수농가이다. 농장 주인인 Florian과 Helga Reisach는 낙농업을 하면서 1963년에 딸기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현재 사위인 니더탄러씨 부부가 이어받아 1993년에 베리류, 2002년에 사과와 자두로 확장해갔다. 2011년부터는 낙농업을 접고 과수 농사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총 80ha의 땅에서 사과, 딸기, 배, 복분자 등 과일과 약용으로 쓰는 쐐기풀, 기타 판매용 모고, 밀, 보리 등을 재배하고 있다. 딸기밭의 2/3는 체험농장형태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수확해서 마트에서 판매한다. 사과는 14가지 품종을 재배하는데 50% 정도는 제철에 수확하고, 나머지는 저장해서 연중 판매한다. 제철에 수확하는 딸기는 소비자들이 직접 농장에서 와서 수확해서 사가게 한다. 이동식 컨테이너 양계장에서 닭 9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2~4주에 한 번씩 트렉터로 컨테이너를 이동해서 목초지에 방사해서 키운다. 달걀은 직판장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아들 마틴(Martin Niederthanner)이 농업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하여 농장을 승계 운영하고 있다. _____ 연수자료집 중에서


낙농업이 중심인 지역의 유일한 과수농가인 라히자흐 농가는 해발 700미터에 위치해 있어 과수농가에 불리한 점이 많지만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직거래 중심의 과일농가로 자리 잡았다. 과일 농사가 자리 잡은 후에는 술 제조 면허 취득과 함께 다양한 과일 술 제조를 시작해서 2013년에 오픈한 농장상점에서 과일 뿐만 아니라 포도주와 각종 증류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상점에서는 농장에서 생산한 야채와 과일을 1년 내내 공급하고 있다. 상점에는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과일과 야채를 원하는 지역민들이 찾는다.


방문 회고

지역에서 과일 농사는 어렵다는 말을 계속 들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과일 농사로 승부를 본 사람, 수확한 과일을 도매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 라이자흐 농가의 ‘니더탄러’씨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농산물 직거래와 유기농에 대한 그의 확고한 철학을 들을 수 있었다.

농장을 안내해준 니더탄러씨 (왼쪽)

‘니더탄러’씨는 직거래가 여러 가지로 불편하지만 지역민들이 농가에 와서 신선한 과일을 직접 수확하거나 사가는 것이 농부와 관계맺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당연히 유기농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유기농업을 계속 시도했는데 그게 성과가 좋지 않으면 그 방식만 계속 고집할 수 없다고도 했다. 마치 아이가 아플 때 처음에는 이런저런 민간요법이나 자연치료를 시도하다가 그래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유기농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유기농만으로는 어려운 환경이 있고, 불가능한 작물도 있고, 현실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농업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차선책을 찾는다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유기농산물의 가격은 매우 비싼데 그러면 결국 돈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 예를 들어 아프리카같은 곳에서 독일로 이민을 왔거나 일 때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은 먹고 싶어도 사먹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했다. 저렴하지만 좋은 과일과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 그것이 바로 농부의 역할이라는 그의 말은 신뢰가 갔다.

그렇다고 그가 아예 유기농을 포기하고 농약과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무분별하게 쓰는 것도 아니었다. 일반 제초제 대신친환경으로 만든 제초제를 쓰는 노력은 여전히 하고 있다고 했다. 유기농은 농부에게는 항상 딜레마이다. 텃밭 정도를 가꾸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아니겠지만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노동력 대비 수확량, 그리고 수확한 작물의 유통과 판매 등이 중요한데 신념만으로 유기농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히 있다. 짧은 만남을 통해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농부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써 아픈 아이를 돌보는 부모의 심정으로 유기농에 대한 생각을 전한 ‘니더탄러’씨 생각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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