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아침, 교토시청 건물이 오래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꽤 멋진 곳이라고 해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듣던대로 시청건물은 고풍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옛날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하는 교토시 정책을 반영하고 있는 듯 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사진으로라도 남기려고 했는데, 현재는 오른쪽 광장이 공사중이어서 전체 모습을 담아낼 수 없었다.

오전 일정은 기요미즈데라까지 걸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에 있는 빵집을 찾았다. 시청 직원들이 많이 찾는 빵집으로 오전 8시가 넘으면 맛있다고 소문난 소금빵을 사기 어렵다고 했다. 이 빵집의 이름은 <Grandir Oike>인데 몇 사람이 들어가면 움직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은 빵집이었다. 소금빵 뿐만 아니라 베이글까지 괜찮았다.


기요미즈데라까지 걸어가는 길을 잘못 들어섰는데 예정에 없던 사찰 하나를 만났다. 지은원(知恩院)이라는 절인데 우연히 가게 된 곳에 대한 기억이 좋다고 했던가, 꽤 괜찮은 절이었다. 지은원은 정토정의 총본산인 사원이다. 지은원은 삼문(三門)이 유명한데 삼문은 삼해문탈(三解脫門)의 준말로 불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탈에 도달하는 세가지 법문을 뜻한다. 지은원 삼문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이루어진 높이 24미터, 폭 50미터로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삼문이다.







지은원은 사찰인데 지은사라고 하지 않고 지은원이라고 한 이유는 이곳 법당에 불상이 아닌 승려를 모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토종의 총본산인만큼 정토종을 일으킨 법연스님을 모신 곳이다. 지은원의 본당은 우선 그 규모면에서 사람을 압도했다. 두 팔로 안았을 때보다 큰 지름의 나무들, 견고하게 잘 짜맞춰진 바닥 나무들,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이 본당을 지었다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그 규모가 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