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利害,理解


은행에서 일하면 돈맛을 모를 수가 없다. 얼마나 맵고 짠지, 또 달달하고 상큼한지. 창구에 앉아 있으면 있는 사람과없는 사람, 맡기러 온 사람과 꾸러 온 사람이 한 눈에 꿰뚫려 보였다.

행복에는 늘 거짓이 그림자처럼 드리우기 마련인 듯했다. 아니, 어쩌면 거짓은 조명일지도 몰랐다. 행복이라는 마네킹을 비추는 밝고 좁은 조명.

세심하게 맞추고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이 별것도 아닌 일을 왜그때는 못했을까?

— 이혁진 <사랑의 이해>

TV드라마로 ‘사랑의 이해’를 봤다. 흥미롭게. 내용은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다. 그 사랑 이야기가 돈과 계급이 가장 극명하게 취급받는 은행 내에서 벌어진다. 네 인물들 사이의 관계 변화로 만들어지는 심리적 긴장감이 탁월한 드라마다.

굳이 드라마를 본 후 책까지 사서 읽은 이유는 제목에 들어간 “이해”가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사랑하면서 생기는 이로움과 해로움을 따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소설. 줄거리는 이 이중적 제목이 다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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