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도 처음인데, 여행 중간에 타이중(臺中) 아래에 있는 자이시(嘉義市,Chiayi)에 이틀을 머물렀다. 굳이 먼 거리에 있는 자이시까지 간 것은 아리산(阿里山)을 가기 위해서였는데, 동행한 선배가 강력히 원한 단 한 곳의 여행지가 아리산이었기 때문이다.
아리산을 가려면 타이베이에서 자이시까지 고속철도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 대만의 남북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타면 타이베이역에서 자이역까지 1시간 10분에서 4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고속철도를 타고 자이역에 도착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자이고속철도역’과 ‘자이역’이 다르다는 점이다. 자이역 근처에 숙소를 구했는데 자이고속철도역은 자이시 외곽에 있고, 시내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로 30분 가량 이동해야 했다. 자이고속철도역 주변은 허화벌판인데다가 버스도 많지 않아서 당혹스러웠는데 택시들의 호객행위까지 심했다. 우리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시끄럽게 하는 택시기사 때문에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그걸 보고 있던 대만 사람이 우리가 안쓰러웠는데 택시기사를 물리치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줬다.

친절한 대만 사람 덕분에 자이시까지 BRT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다음 날 새벽에 아리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할 겸 출발지도 확인할 겸 자이역으로 이동했다. 자이역에 도착해서도 난감한 상황은 반복되었다. 분명 자이역에서 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안내표시도 없고, 역 안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분이 있었으니 우리와 똑같이 다음 날 아리산을 가는 한국인 커플, 본인들도 이미 이런 난감한 상황을 겪어서인지 우리를 직접 데리고 아리산 버스표를 예매하는 곳으로 안내를 해줬다.
아리산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서는 자이역 뒤쪽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방법은 딱 하나, 자이역 플랫폼을 지나서 긴 터널같은 통로를 지나서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플랫폼을 지나갈 때는 대기순번표 같은 것을 받아서 이동해야 하는데 이 또한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냥 여기는 그렇단다.

굳이 왜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지만.

구글지도를 검색해봤지만 모든 경로는 역을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아리산으로 가는 버스표는 패밀리마트에서 구매한다.
패밀리마트 안에 가면 자동발매기가 있고, 돈은 점원에게 지불하면 된다.
아리산 버스표를 예매하고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한 후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새벽, 다시 자이역까지 도보로 이동한 다음 아리산 버스를 기다렸다.


표를 예매한 사람들이 먼저 타고, 이지카드로 탑승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탄다.

그렇게 2시간 30분을 버스로 이동하여 이번 대만 여행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인 아리산에 도착했다. 아리산은 해발 2,481미터의 산으로 대만의 3대 명산 중의 하나이자 산림열차로도 유명한 산이다. 이 산림열차는 일제 강점기에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예전에는 자이시에서 아리산까지 산림열차를 타고 오를 수 있었으나 몇 년 전 지진으로 철로가 끊겨서 지금은 일부 구간만 운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