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한달이나 늦게 물이 오른 단풍잎, 살짝 부는 겨울 바람에 수북히 쌓여있는 낙엽들을 보고 있자니 이제 곧 겨울이겠다 싶었다. 그리고 이틀 후인 11월 27일, 첫 눈이 내렸다. 이렇게 빠르게 세상이 변색되는 건 별로다. 날씨를 예측하는게 무의미한 시대다.
눈이 내렸다.
아침 눈을 뜨니 눈이 내렸다. 한라산 정상에 쌓인 눈을 눈으로만 보다가 오늘에서야 집을 나서며 쌓인 눈을 밟아보았다. 겨울이구나...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갔지만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눈과 함께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걸 보고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