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시칠리아 - 오래 준비해온 대답> 앞 부분에 이런 이야기 있다. 김영하는 40대에 학교와 방송을 겸하고 있었다. 직업이 소설가인데. 그는 방송이 끝난 후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님들이 다녀간 빈자리에 남아 나는 아무도 돌보아 주지 않는 내 내면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버스가 왔는데, 와서 모두들 그 버스를 타고 떠나는데, 나만 정류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기분이었다. 나도... Continue Reading →
호의에 대하여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 책의 저자 문형배 판사는 열아홉명의 아이들을 국가의 지원없이 키우고 있는 이삭의 집을 방문한 이야기를 쓴 후, 마지막에 저 말로 글을 마친다. 거기에 밑줄을 그었다. 다시 책을 보다가 덮었는데 표지에 저 문장이 보였다.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 보통의 삶을 관찰하고 성찰한 기록“이라는 말과 함께. 책을 절반쯤... Continue Reading →
[원고] 작은 시골마을의 카페에서의 일상
2015년 1월,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요청한 원고. 토닥에서의 하루를 아주 짤막하게 그려달라는 요청이었다. 흙이 잔뜩 묻은 장화를 신은 두 아저씨가 카페에 들어오면서.."바닥이 지저분해졌네... 미안혀. 에스프레소 한잔줘! 찐하게 투샷으로다가"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아줌마가 카페에 와서..."상은아, 여기서 만화책 좀 보고 있어.. 엄마 일 보고 오께" "우리 상은이 좀 잘 부탁해요" 연신 춥다고 하면서 카페 난로 앞에... Continue Reading →
[원고] 왜 비영리 커뮤니티웨이인가?
2024년 지리산이음과 민주주의기술학교가 비영리커뮤니티웨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1년 간 함께 했다. 시작을 위한 제안서를 쓰고 방향을 잡고, 프로젝트가 끝난 후 왜 '비영리커뮤니티웨이인가?'라는 글로 내 역할을 마무리했다. 비영리커뮤니티웨이 대화카드는 눈에 보이 결과물 중 하나이다.https://jirisaneum.org/communityway 왜 비영리 커뮤니티 가이드와 대화 카드를 만들었을까? 2023년 말, 지리산에서 지리산이음과 민주주의기술학교의 구성원 몇몇이 모여 비영리단체의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주의기술학교에는... Continue Reading →
치앙마이에서 만난 버마민주화운동가, 나인 옹(Naing Aung)
따뜻했던 태국 치앙마이에서 돌아오니 겨울 눈이 반긴다.눈, 반갑다기보다 춥다. 반팔 입고 다닌 시간이 그립다. 치앙마이는 2024년 1월부터 3년 연속 방문했다.비영리 활동가들과 함께 한 2주간의 치앙마이 리더십 프로그램은 두 번째다. 이제는 새로움보다 익숙함이 더 어울리지만 매년 만나는 사람이 다르니 늘 새롭다. 나인 옹 활동가는 태국과 버마 국경지역인 메솟에서 난민지원활동을 하는 허춘중 목사님과 함께 왔다. 나인 옹은... Continue Reading →
[치앙마이] 도이수텝 일출
치앙마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 도이수텝 사원에서 2년 연속 맞이하는 새해 일출. 도이수텝에서 일몰이냐, 일출이냐를 선택하라면 난 기꺼이 일출을 선택하겠다. 바다에서 수평선 위로 올라오는 해, 산 너머에서 올라오는 해는 많이 보지만 도심 건너편 저 멀리 지평선에서 올라오는 해를 보는건 흔치 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원고] 농촌, 연결의 공간(空間)이 되다
과거를 기억삼아 글을 쓰다보면 문득 어떤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봤을 때의 생각이나 느낌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이번에 대산농촌재단 잡지에 글을 쓸 때는 20년 전 구례군 산동면 논 위에 진행된 지리산문화제가 그렇게 들어왔다. 그렇지. 그때 그 논 위에서 펼쳐진 풍경을 보면서 논과 밭에서, 마을 회관에서,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Continue Reading →
엣지 2년 – 1,632명의 연결과 다음 3년의 준비
한 해가 저물고, 새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엣지 운영진들이 새해 인사를 전했다. 건강과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인사말만 해도 충분했을 수 있지만, 간단하게라도 2년의 결과와 다음 3년의 방향 정도는 살짝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뉴스레터에는 담지 못했지만 각자의 일이 있음에도 '활동가 교육'과 '엣지'라는 이름 아래 함께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협력해 온 6명의 운영진들에게는 경의를 표할만큼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Continue Reading →
[베트남] 호치민 전쟁박물관
호치민 전쟁박물관을 여행 마지막 날에 갔다. 종군 기자의 사진들로 가득 채워진 3층부터 본다. 흑백 사진 속에 보이는 전쟁의 참혹성은 현실의 참혹성을 1/100도 드러내지 못함에도 보는 것이 힘들 정도이다. 그곳엔 유난히 많은 서양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참회를 하는 마음일까? 베트남 전쟁 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배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폭력은 훨씬 광범위했다는 것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