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를 고향에 잘 모셨습니다. 아버지는 늘 자식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향에서 평생 상하수도, 보일러, 집수리 등의 일을 해서 자식들을 가르쳤는데 그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렇듯 아버지도 자식들 잘 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셨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유학 보낸 첫째 아들이 교사발령을 받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이후부터 모든게 좋지 않았습니다. 한시도 아프지 않으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 뒤부터 특히 저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고생해서 서울까지 보내놨더니 젊은 나이에 시골로 다시 내려온 저를 이해하지 못하셨고,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도 그게 돈이 되는 일이긴 하냐고 걱정하셨습니다. 저도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들이 있다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여전히 이해못하셨습니다. 그래서 늘 제가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았고, 심지어 농담이라고는 했지만 당신 죽으면 장례식장에 올 사람이나 있냐고도 했습니다.
아버지 장례를 치루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장례식장까지 직접 와주신 분들, 직접 못온다고 전화로, 문자로, 댓글로, 조위로 마음을 전해주신 분들을 덕분에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이제 걱정하지 않으시죠? 저는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지금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거예요. 그러니 이제 걱정말고 편히 쉬세요.”
저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시고, 이제 곧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면서 하늘에서 저를 바라보고 계실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가올 설 연휴 잘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