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로컬 – 인구 4,000명 마을의 진화

DMO는 Destination Management/Market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관광을 매개로 지역 활성화를 지원하는 조직을 말한다. 이 책은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미나미오구니마치라는 인구 4,000명밖에 안되는 작은 시골마을이 어떻게 모두가 돈버는 마을이 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모두라고 하는 말은 마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이 특정 그룹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로 고르게 분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온천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만 관광수입이 돌아갔던 마을, 재해와 코로나로 마을 전체가 어려워진 상황, 거기에 인구감소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까지. 마을 사람들은 결국 외부인에게 자문을 구한다. 그 외부인이 이 책의 저자인 ‘야나기하라 히데야(柳原秀哉)’다. 그는 1969년 생으로 엔터테이먼트 분야와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다가 일본판 DMO 설립 및 컨설팅을 하며 관광을 중심으로 한 마을 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DHE 대표이다.

이 책은 마을의 발전이 한 사람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과정을 설계했지만 그 과정에 참여한 주민의 역할, 마을에 이미 존재하는 기관들과의 협력, 마을 안과 밖의 연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미나미오구니마치보다 규모가 작지만 관광지이기도 한 지역에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되돌아보게 하고, 흩어져있던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고, 지금 시기에 마을에 필요한 일에 대한 구상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다.

미나미오구니마치의 DMO라 할 수 있는 (주)SMO미나미오구니의 역할은 숨어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겨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기능하지 않는 조직을 움직이게 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것처럼 마을을 경영하는 것이다.
마을의 팬이 늘어날 수록 이주와 정주를 하려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단체관광 방식은 예전 방식이다. 예전에는 그런 방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 지금은 여행 스타일이 변하고 있다. 유람관광수요는 줄고, 여행을 찾으려는 가치가 다양해지고 있는 시대다.
이상적인 마을의 모습을 찾아가는 주민들과의 일련의 과정은 마치 조직이 비전을 세우듯이 마을의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 과정이다. 마을의 이상적인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주민의견조사 > 정보수집과 가설 수립 > 가설에 대한 의견 청취 > 의논하여 가설 결정의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결정한 5가지 핵심 과제는 아래와 같다.
- 관광업과 농림축산업을 시작으로 마을 산업을 융합한다.
- 마을과 업종을 넘어 다양한 인재를 연결한다.
- 마을자원을 만들기위한 아이디어를 실행한다.
- 산골살이 지원자들에게 마을의 매력을 전한다.
- 마을 만들기의 노하우를 마을에 축적한다.
지역의 관광자원과 사람이 결합되어야 한다. 마을의 아름다운 경치와 주민의 삶이 관광자원의 원재료다. 마을 안밖의 사람을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획도 한다. 여행은 그냥 마을을 둘러보는 투어가 아니다. 마을의 친구를 소개해주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님과 서비스제공자라는 관점을 바꾸고 싶은 것이다.
연결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마을과 마을 밖을 연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마을 내부를 연결하는 것이다.
MOGMGDAY라고 하는 마을 사람들이 각자 한 가지씩 음식을 가져와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을의 정보를 공유하고, 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MOG는 마을의 현관과도 같다. 이주하고 싶거나 마을과 관계하고 싶은 사람과 마을을 연결하여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마을의 의견과 고민을 바로바로 말할 수 있고,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저자가 말한 마을에서 일하면서 세운 몇 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 위기감만으로 오래 달릴 수 없다. 오래 달리려면 즐거워야 한다.
- 다양한 관계를 적게 많이 만드는 경험이 중요하다.
- 나의 일상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일상, 즉 특별할 수 있다.
-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위기가 닥쳤을 때 얼만큼 견딜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회복하는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