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가가 번아웃을 마주한 순간
아론 페레이라(Aaron Pereira)는 전 세계 체인지메이커들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는 아쇼카(Ashoka) 펠로우다. 인도 출신인 ‘아론’은 캐나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옥스포드 대학에서는 Skoll장학생으로,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아론’은 캐나다 자선단체를 위한 모금 플랫폼인 CanadaHelps를 공동 창립했다. 이를 통해 연간 수백만 명의 기부자가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모금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캐나다 비영리 부문에 적합한 금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뱅크인 Vartana 창립에도 참여했다.
뭄바이 슬럼가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 파리에서 커뮤니티 기반 실험 등 다양한 사회혁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언제나 “우리가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활동해왔다. 하지만 ‘아론’에게도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왔다. 사회혁신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했지만 어느 순간 내면 깊은 곳이 공허하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이다. “신나는 일에 몰두하는 동안, 사실 나는 행복하지 않았음을 깨달았어요” 이러한 자각이 그를 잠시 멈추게 했다.
그리고 그는 7년간의 안식년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재정렬하고, 삶과 일의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한 오랜 여행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 이 경험은 ‘아론’에게 자신뿐 아니라 사회변화 현장에 있는 많은 리더들이 겪는 내면적 위기를 해결해야겠다는 동기를 불러일으켰다.
사회혁신가들이 번아웃없이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는 문화와 토대
‘아론’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사회 혁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감대를 이뤄갔고, 이 같은 내면의 위기를 넘기 위해 사회변화 분야의 문화를 ‘내면의 웰빙을 환영하는 문화’로 전환하자는 명제를 제안했다. The Wellbeing Project는 이런 계기를 통해 시작되었다. 많은 사회 혁신가들은 삶의 질이 현저히 낮다. 많은 이들이 우울증, 번아웃, 만성질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아론이 The Wellbeing Project를 시작한 이유이다.
The Wellbeing Project는 사회혁신가들이 번아웃 없이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그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이니셔티브이다. 창립 초기에 Ashoka, Esalen, Impact Hub, Porticus, Skoll Foundation, Synergos 등 사회혁신을 리드하는 기관들이 참여했고, 아론은 이 프로젝트의 공동 리드(Project Lead)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The Wellbeing Project는 초기부터 경험기반 프로그램(Experiential Programs), 연구와 평가(Research & Evaluation), 소집 및 연결(Convening),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등 4가지 활동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 변화를 이끄는 이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내면 웰빙문화를 조성하는 활동에 집중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Inner Development Program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혁신가 60명을 모아 18개월 간의 내면 회복 워크숍과 실천 과정을 설계한 것이었다. 초기 참가자들은 퍼실리테이터 및 심리상담사와 함께 개인적,관계적 내적 치유 역량을 키우는 과정과 회복의 시간을 경험했다.
이후 조직 단위의 웰빙 문화 확산을 위한 Organizational Exploratory Program이 이어졌다. 참가 조직들은 정기적인 리트릿, 컨설턴트 피드백, 맞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직 차원의 웰빙을 내재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 단계는 신경과학자 Richard J. Davidson과 Wisconsin–Madison의 Center for Healthy Minds와의 협업을 토대로, 정성적 연구를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The Wellbeing Project는 고등교육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내면 개발을 커리큘럼에 통합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도 개발하고 있다. 또 지역 기반 서밋(Regional Summits)을 통해 개인, 공동체, 생태적 웰빙을 확산하는 움직임을 지원하고 있다.
사람과 지구의 회복을 위한 연결망 구축 – Hearth Summit 탄생의 이유
The Wellbeing Project 경험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마음과 지구를 연결하는 현실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는데 이로 인해 시작된 것이 바로 Hearth Summit이다. 이 서밋의 명칭은 ‘모닥불(hearth)’처럼 따뜻한 연대와 교류, 회복의 공간을 상징한다. 즉, 서밋을 통해 내면의 웰빙을 중심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동의 비전을 구현하고자 했다.
Hearth Summit은 사람들의 마음의 목소리를 모아,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촉진하는 장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분명이 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 조직, 커뮤니티가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사회변화를 촉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사명으로 “전 세계 사회혁신가들이 모여 배우고, 협력하며, 실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문화 기반의 네트워크 장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번째 글로벌 서밋은 2022년 스페인 빌바오(Bilbao, Spain)에서 열렸다. 전세계 1,000명 이상의 사회혁신가들이 모여서 개인, 공동체, 생태적 웰빙을 함께 촉진하기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강연, 패널토론, 인터랙티브 워크숍, 몰입형 예술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25년에는 6월에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에서 개최했다. 이러한 국제 서밋에는 Ashoka, Georgetown University, Impact Hub, Porticus, Skoll Foundation, Synergos 등을 중심으로 60개 이상의 비영리단체, 재단, 학계, 언론, 벤처, 예술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협력체가 함께 했다.
20개 국가에서 개최되는 지역 Hearth Summit
글로벌 서밋은 3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것에 반해 지역 서밋은 전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역 서밋은 ‘현지 사회 변화에는 그 지역 문화와 맥락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홈페이지에서는 이것을 “지역 커뮤니티 주도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놀라운 진화(marks an incredible evolution of our collective journey)라고 표현했다. 즉, 지역 서밋을 통해 각 지역의 가치, 전통, 사회적 과제를 반영하면서 웰빙 문화의 전 지구적 확산을 촉진하려는 목적이었다.
2023년, 세네갈에서는 “원로세대에서 청년세대로 : 웰빙을 위한 세대간 대화 : From Eldership to Youth, an Intergenerational Dialogue on Wellbeing”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200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24년 청년 웰빙, 지속가능성, 기후 회복력 강화를 주제로 동남아시아 최초로 지역 서밋을 개최했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Hearth Summit은 웰빙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전략적 장이자, 각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 중심의 사회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2022년 이후 약 20개 국가에서 지역 서밋이 열렸다. 2026년에는 공동체 중심의 웰빙을 키워드로 부탄에서도 열린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번아웃에서 시작된 한 사회혁신가의 성찰이 The Wellbeing Project로 확장되고, 다시 전 세계가 함께하는 Hearth Summit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고자료
– The wellbeing Project 홈페이지
– Case Study #3: The Wellbeing Project
– The Wellbeing Project Broadens Impact with New Initiatives
– Wellbeing Project Reveals Changemakers’ Need for Personal Support
– World Economic Forum
Choasin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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