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주최한 2026년 <비영리 리더십 커뮤니티 in 치앙마이>를 다녀오고 나서 간단하게 회고한 글이다. 이 글은 동행 홈페이지에 게재할 목적으로 작성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공익 활동가를 위한 치앙마이 리더십 프로그램 운영자로 참여했다. 그 어느때보다 추웠다는 1월 중순, 우리는 따뜻한 이국땅, 태국 치앙마이에 머물렀다. 사람들이 굳이 왜 그 먼 곳까지 가서 활동가 프로그램을 하냐고 묻곤 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생각과 관점을 바꾸는 일이기도 합니다. 비영리 활동가들은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다양함은 평범하고 반복적인 환경을 바꾸면 더 잘 만나게 됩니다. 일상을 보내는 곳을 잠시 떠나 색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 생각, 관점을 마주하는 것, 굳이 한국을 떠나 치앙마이에서 만나자고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_ 동행 모집 공고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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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동행한 15명 활동가들은 2주 동안 치앙마이라는 낯선 시간과 공간 안에서 함께 배우고, 묻고, 즐기고, 쉬면서 그 시간을 지나왔다. 모두가 참가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비슷했다. 쉼,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이다. 오직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유일한 기대라는 활동가도 있었다.
사회적 관계에 익숙해서인지 자기만의 색깔을 잊어버렸다는 활동가는 여기에서만큼은 사회적 관계에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만큼 이 치앙마이 프로그램은 쉼과 자기성찰과 회복의 의미로 이해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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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특별히 태국 치앙마이 비영리단체와 활동가들과의 만남 일정이 추가되었다. 메콩강 주변 국가들의 활동가들을 교육하는 EarthRights International이라는 단체가 활동가들 사이에 많이 언급되었다. 이 단체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메콩강 주변 국가에서 온 풀뿌리, 환경, 인권 활동가를 대상으로 약 7개월에 걸친 집중 교육과 실습 과정을 운영한다. 1년에 15명을 선발하지만, 지원자는 약 300명에 이를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선발된 학생들은 전 기간의 숙박비, 생활비, 학비를 지원받는다. 많이 언급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부럽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태국에서 활동 중인 미얀마 민주화운동가 나인 옹도 만났다. 그는 1988년 버마 8888항쟁 이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35년 넘게 활동해 온 인물이다. 언젠가 미얀마가 민주화되어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가장 필요한 것은 시민사회의 힘이라고 믿는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운동’의 세 가지 관점을 전해주었다. 특별히 새로운 말은 아니었지만,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었기에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의 말은 책에서 배운 문장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선택과 감내 속에서 다져진 신념처럼 들렸다.
“사람들의 생각을 깨운다. 스스로 믿는 것을 말하게 한다. 함께 협력하도록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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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일정을 마친 마지막 날, 모두가 함께 모여 회고의 시간을 가졌다. 이런 회고 시간은 늘 울고 웃는 시간이 된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해진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보아도 표정이 달라졌다는 말은 그만큼 2주의 시간이 각자에게 의미있었다는 증언과도 같았다. 말과 글이 표정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회고의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오래 남는다.
“새로운 만남과 휴식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였으나 충분한 휴식과 멋진 활동가를 만나 에너지 충전하고 복귀합니다. “
“오랜 인생의 과제를 털고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갖는 것이 목표였는데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
“중심에 서지 않아도, 앞에 서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시간들 가득이었다. ”
“치앙마이는 날씨가 참 좋았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햇살을 받으며 걸으며 몸도 마음도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환대받으며 내가 웃고 있구나 깨달은 순간들이 모여 나답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고, 곁을 내어주는 느낌이 참 오래간만이라고 생각했다”
활동가들의 쉼과 회복을 지원하는 동행이 이 프로그램을 하는 이유는 참가한 활동가들의 회고의 말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동행이 올렸던 공지문 안에도 이미 담겨 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 직업인 공익활동가들, 그 중에서도 비영리 조직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한 가운데 있는 현장의 리더들은 늘 조직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에 짓눌려 몸과 마음을 챙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만나는 비영리 리더들과의 14일이 이런 일상에 잠시 균열을 내고 몸과 마음의 여유를 무한확장하는 시간이기를 기대합니다. 다양함과 새로움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또 사무실과 회의실이 아닌 낯선 장소에서 만난 비영리 리더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생각을 나누고, 신뢰에 기반해 연대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비영리와 시민사회의 공동 자산을 함께 만드는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눠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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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 진행하는 치앙마이 프로그램은 꼭 치앙마이가 아니어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낯선 공간과 낯선 시간 속에서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배우고, 이야기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충분히 쉬어보는 그 경험이다. 그렇게 회복된 에너지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한국 시민사회와 비영리 섹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치앙마이는 하나의 장소였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것은 장소 그 자체가 아니다. 잠시 멈추고, 다르게 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각자의 삶과 현장에서 오래 작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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